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접종이 개시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각각 개발한 백신은 이전까지는 상용화된 적이 없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이라는 점에서 막연한 공포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의료계는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도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한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기 영부인인 질 바이든은 이날 오후 델라웨어주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바이든 당선인 부부가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바이든 당선인이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고 미국 대통령직 인수위는 지난 18일 밝힌 바 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불신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응답비율이 47%에 불과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 9일 발표했다.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26%의 응답자들은 부작용 우려를 이유로 꼽았다.
유전정보가 담긴 mRNA를 직접 몸 속에 주입한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 속에 주입한다거나, 몸 속에 주입된 mRNA가 유전정보를 바꾸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그러나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한다.
우선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몸 속에 주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박완준 교수는 "두 백신 모두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체외에 있는 바이러스는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 단백질 껍데기 속에 유전정보들로 구성된 디옥시리보핵산(DNA)이나 RNA가 담겨 있는 형태의 입자에 불과하다. 이 입자가 생물체의 세포 안으로 침투해 기생하면서 비정상적인 세포로 만들고, 복제를 통해 비정상적 세포의 수를 늘려가는 걸 '감염됐다'라고 한다.
다만 바이러스가 생물체인지 여부에 대한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해 활동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생물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번식과 진화(변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물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바이러스의 번식·진화가 가능한 이유는 DNA와 RNA가 담겨 있어서다. 일반적인 세포에는 핵 속에 DNA가 있다. DNA는 몸 속에서 특정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다. RNA는 DNA로부터 단백질이 생성되는 과정의 징검다리로 볼 수 있다. DNA에 담간 유전정보를 본뜬 게 RNA다. 특히 mRNA는 DNA에 담긴 설계도 중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만 뽑아서 담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각각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mRNA는 스파이크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 스파이크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면서, 바이러스가 세포와 결합해 세포 속으로 침투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박 교수는 "백신 주사를 맞게 되면 유전정보가 체내 세포에 유입되고, 여러 과정을 거쳐 스파이크단백질이 만들어진다"며 "이렇게 생성된 스파이크단백질과 우리몸의 면역 세포들이 서로 반응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유전정보가 담긴 mRNA를 체내에 직접 주입해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는 "RNA 백신에 의해 주입된 RNA는 세포 핵 밖의 세포질에서 작용한다"면서 "백신 RNA는 사람 DNA가 들어 있는 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며, 스파이크단백질을 생성한 후 우리 세포가 백신의 RNA를 제거시키기 때문에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RNA는 다양한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실험실에서 RNA 실험용 유리판을 맨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분해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이 같은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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