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확산세가 각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7683만명이 확진됐고 169만 3000여명이 사망했다.
올 한해 암울한 '코로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 인류는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접종이 하루 25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미국에서 이제 막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빨라야 내년 2~3월 백신접종이 기대된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알레르기를 비롯한 한라산을 등산하고 생길법한 근육통과 같은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백신 포비아(corona vaccine phobia)'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 교수가 유튜브 방송에서 강의한 '코로나19 RNA 백신 맞아도 되나요?'를 질의응답(Q&A)으로 알아본다
▶코로나19 백신의 원리가 무엇인가요?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인가요?
- 12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개이상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들이 진행중이다. 백신마다 원리가 조금씩 다른데, 최근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각국에서 접종이 시작알된 대표적인 RNA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다. 두 백신은 모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S 단백질을 통해 호흡기 세포와 결합하고 세포 내로 들어가는데, 두 백신 모두 이 S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가 RNA 형태로 들어있다. 백신 주사를 맞게 되면 이 유전정보가 체내 세포에 유입되고 여러 과정을 거쳐 S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성된 S 단백질과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이 서로 반응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형성된다.
▶그렇다면 RNA 백신이 백신접종을 받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도 있나요?
- 사람의 유전정보는 세포의 핵 안에 DNA 형태로 존재한다. RNA 백신에 의해 주입된 RNA는 세포 핵 밖의 세포질에서 작용한다. 백신 RNA는 사람 DNA가 들어있는 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며 S 단백질을 생성한 후 우리 세포가 백신의 RNA를 제거시키기 때문에 백신의 R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는 없다.
▶ RNA 백신을 운송하고 보관하는 데에 특별한 문제는 없나요?
- RNA는 매우 분해되기 쉬운 물질이다. 따라서 RNA 백신을 온전하게 보관하려면 매우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저장고와 운송 수단이 필요하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이렇게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저장 및 운송 수단이 전국적으로 갖춰져야 국내 접종자에게 RNA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나요? 서울대병원에서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나요?
- 우리나라도 현재 5개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서울대병원에서는 SK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SK 백신은 기존 13가 폐렴백신처럼 단백접합 항원 백신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보다는 익숙한 형태의 백신이며, 냉장보관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보관이나 수송도 쉬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몇 번 맞아야 하나요? 독감처럼 매년 변종이 나온다면 다시 접종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요?
-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백신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은 3~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아형은 현재까지 6개가 알려져 있는데, S 단백질과 같은 표면 단백질이나 효소의 아미노산 일부에서 서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 단백질이나 효소 구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또한 모더나 백신은 원래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아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도 함께 유도한다는 것이 보고됐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아형 감염도 함께 예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아형 유전자를 분석했을 때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만큼 돌연변이가 많지 않다고 한다. 같은 기간에 독감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2배에 해당하는 돌연변이가 생긴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경험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유전자 돌연변이가 계속 생기겠지만, 독감 바이러스처럼 변종이 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현재 추가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형성된 면역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지 기간은 대략 1~2년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지 기간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밝혀질 면역력 유지 기간,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토착화 여부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접종하지 않는 경우보다 얼마나 안 걸릴 수 있나요?
- 화이자와 모더나 RNA 백신 연구에서 예방접종의 효율은 95%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 즉,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20분의 1로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또는 장기적인 합병증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화이자와 모더나 RNA 백신 모두 다른 백신들과 비슷한 부작용을 유발한다. 백신 접종 후 열감, 오한,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의 전신 반응 및 주사 부위 통증, 발적, 부종 등의 국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혈압 저하나 호흡 부전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 반응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모두 백신 부작용은 주로 2회차 접종 후 많이 발생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2회차 접종 후 16%가 발열, 26%가 두통, 38%가 근육통을 호소했고 모더나 백신도 유사하다. 장기적인 합병증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RNA 백신은 새롭게 시도되는 종류의 백신이기 때문에 장기 합병증 발생에 대해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잘 회복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하는 것이 더 위험하지 않나요?
- 50세 미만 성인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대체로 큰 문제없이 잘 회복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50세 미만이더라도 당뇨, 비만, 만성 심폐질환, 면역저하 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일부에서는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젊은 성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본인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주변에 있는 고령의 성인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수도 있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병실도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본인의 피해를 줄이고 노인 등 고위험군에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또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젊은 성인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코로나19 백신 접종보다는 자연감염으로 면역력을 얻는 것이 더 나은가요?
-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자연적으로 감염되는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전신적인 면역반응 뿐만 아니라 호흡기 점막의 국소 면역 반응도 함께 유도할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은 보통 근육 주사로 접종하기 때문에 호흡기의 국소 면역 반응은 잘 유도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또는 자연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력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 RNA 백신은 체내에서 면역 반응이 더 잘 유도되도록 S 단백질의 일부가 변형돼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을 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 일시적으로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다. 모더나 RNA 백신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났을 때, 백신접종자의 코로나19 항체 수치가 자연감염 후 회복기 혈청의 코로나19 항체 수치보다 더 높았다.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3개월 이후의 항체 수치에 관해서는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마스크는 더 착용하지 않아도 되나요?
-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더라도 마스크는 착용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 감염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스크까지 착용해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비말 전파를 줄이면서 예방 효과를
[정리 =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