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웅과 렉스턴, 쌍용 코란도[사진 제공=쌍용차] |
쌍용차는 21일 자금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배당받은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있을 때까지 회사 재산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의 아픔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픔의 원인은 '주인 복'이 없었기 때문이다.
↑ 쌍용차 코란도 [사진 제공=쌍용차] |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대우그룹에 넘어갔지만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고난이 다시 시작됐다. 어렵사리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됐지만 기술 유출 논란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2010년 11월 쌍용차를 5225억원에 인수한 마힌드라가 또다시 손을 털고 나가겠다고 밝혀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상태에서 회생 절차 단계에 이르렀다. 그만큼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 2017년부터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울고 싶었던 쌍용차는 임영웅 때문에 모처럼 웃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부터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과 협력 마케팅을 진행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1억원과 G4 렉스턴이 부상으로 제공됐다.
임영웅이 '진'이 되면서 쌍용차와 임영웅의 인연이 시작됐다. 쌍용차는 미스터트롯을 통해 차세대 트로트 대세로 발돋움한 임영웅을 지난 4월부터 G4 렉스턴 화이트 에디션 모델이자 1호차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임영웅은 지난 5월18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에 설레는 마음으로 G4 렉스턴 화이트 에디션을 '언박싱'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렉스턴 언박싱 콘텐츠는 205만뷰에 달하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 렉스턴 랜선 쇼케이스와 임영웅 [사진 제공=쌍용차] |
쌍용차는 업계 최초로 지난달 4일 임영웅의 신곡 쇼케이스와 함께 올뉴 렉스턴 론칭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22일 뮤직 플랫폼 멜론에서 진행된 쇼케이스 패널 신청 티켓팅은 1분만에 매진되며 대박을 예고했다.
쌍용차와 공동 작업을 통해 완성한 신곡 '히어로(HERO)'를 알리기 위해 블랙 슈트를 입고 무대에 오른 임영웅은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뛰어난 안무 실력으로 미스터트롯 진다운 다재다능한 매력을 뽐냈다.
유튜브에서는 3만1000명이 동시 접속하면서 임영웅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달 4일 임영웅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히어로 뮤직비디오는 3일 만에 조회 수가 200만회를 넘었다. 히어로와 함께 모습을 나타낸 올뉴 렉스턴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지 눈길을 끈데 그치지 않고 사전계약에서만 3800여대가 계약되는 성과도 거둬들였다.
임영웅 효과에 힘입어 11월 실적도 개선됐다. 올들어 처음으로 월간 판매대수가 1만1000대를 돌파했다. 전년동월보다는 10.3%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임영웅이 모델로 나선 올뉴 렉스턴을 앞세워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9000대를 돌파했다. 전년 동월보다 23.1% 성장했다.
↑ 임영웅과 렉스턴 [사진 제공=쌍용차] |
쌍용차와 임영웅은 공통점이 있다. 임영웅은 출중한 노래 실력에도 때를 만나지 못해 힘든 시절을 보냈다. 아이유 등과 함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스타로 꼽힌다.
임영웅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생하다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데뷔했다. 성공의 길이 열린 듯 보였다 .하지만 다시 무명 시절이 길어졌고, 월세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아서 군고구마도 팔았다. 이후 TV프로그램 '아침마당'을 통해 다시 부활했다. 미스터트롯을 통해 예능과 CF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쌍용차는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내 화려하게 날갯짓하고 있는 임영웅처럼 고난을 딛고 날개를 다시 펴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아 그를 모델로 다시 선택했다.
주인을 계속 잘못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불사조' 쌍용차는 이제는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고 싶어한다.
↑ 렉스턴 [사진 제공=쌍용차] |
아울러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도 동시 접수,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현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다.
회사가 종전처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회생절차 개시결정 보류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갈길이 먼 쌍용차는 배수진도 쳤다. 전체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 더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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