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이유민씨는 최근 정기적금을 깬 1000만원을 주식계좌에 넣어뒀다. 이씨는 "연초 삼성전자에 투자해 30%이상 수익을 냈다"며 "금리가 1대% 밖에 안되는 적금에 돈 묻어둬봐야 뭐하느냐"고 반문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이훈정씨(40·가명)는 올해 적금 만기로 돌아온 3000만원을 고스란히 손에 쥐고 있다. 이씨는 "주식, 부동산은 너무 많이 올랐고 내년 경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며 "얼마 안되는 이자 받으려고 은행에 묶어둘 바에 유망 투자처가 보일 때 바로 투자할 수 있게 현금 들고 있는게 낫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그래프 역대 최대 급증한 단기자금 비중 [자료 = 한국은행] |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의통화(M2) 중 협의통화(M1) 비중은 10월 기준 36.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6년 이후 34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증가율 추이 [자료 = 한국은행] |
실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에서는 1년 새 13조원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반면 현금 등 M1은 1135조원으로 같은 기간 231조원(27.8%)이 불어났다. 증가율만 놓고보면 지난 2002년 이후 18년만에 최대치다.
현금 비중이 불어난 직접적인 원인은 통장에 돈을 넣어도 이자소득이 거의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기관 정기적금 금리는 1.16%(10월 기준)로 8개월째 2%를 밑돌고 있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 금리는 더 짜다. 평균 0.88%로 5개월 연속 0%대 저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 통화 및 유동성지표 추이 [자료 = 한국은행] |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풀린 유동성이 소화되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경제를 정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기 위해 시중 유동성을 다시 흡수해야 하는게 중요한 과제인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저항감으로 유동성 흡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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