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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XC40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자동차 생산·판매가 글로벌화하면서 공통분모가 커졌지만 아직도 출신 국가별 특징을 지켜가는 브랜드도 있다.
스웨덴 출신 볼보자동차를 '안전의 대명사'로 만든 것도 춥고 척박한 자연환경이다. 볼보는 독일, 프랑스, 영국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당시 기준으로 주행 성능이 우수한 자동차를 생산하던 1927년 뒤늦게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다.
볼보는 도시화가 이뤄진 다른 유럽 국가에서 만든 자동차는 겨울이 길고 추우며 지형도 험한 스웨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는 사소한 고장이나 사고도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여겼다.
그 결과, 도로에서 잘 달리는 차보다는 투박하고 단순하면서도 안전한 차를 만드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디자인도 '멋짐'보다는 '실용'에 초점을 맞췄다.
척박한 환경에서 실용성과 편의성을 추구하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디자인에 적용한 셈이다. 여기에 모든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북유럽 복지 정책도 자동차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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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XC40 주행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가격에 민감한 콤팩트 SUV이지만 형님격인 60·90 클러스터 제품에 적용한 안전 기술을 대거 채택했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가 만든 SUV답게 안전 사양을 위해 가격과 타협하지 않은 셈이다.
XC40은 콤팩트 SUV 경쟁이 치열한 유럽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디자인과 품질,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의 우수성을 두루 갖춰 '2018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게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6월 첫선을 보였다. 경쟁상대는 BMW X1, 메르세데스-벤츠 GLA, 아우디 Q3, 미니(MINI) 컨트리맨, 재규어 E페이스 등이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2021년식이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XC40에 적용한 'B' 엔진은 기존 순수 내연기관을 대체한다. 첨단 운동 에너지 회수 시스템이 2.0ℓ 가솔린 엔진과 결합된 엔진 통합형 전동화 파워트레인이다. 이를 통해 실제 주행에 있어 연비효율성을 높이고 배출저감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XC40은 B4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97마력(5400rpm), 최대토크는 30.6kg.m(1500~4200rpm), 연비는 10.4km/ℓ다. 기존 2.0ℓ T4 가솔린 모델보다 7마력 세지고 연비는 0.1km/ℓ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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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XC40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처음 보는 순간부터 미니멀리스트를 알아챌 정도로 외모는 깔끔하다. 과장되고 화려한 라인과 볼륨을 드러내는 대신 깔끔한 라인의 조화에 집중한 결과다.
'토르의 망치'로 알려진 볼보의 T자형 헤드램프의 경우 망치 머리 부분에 있는 풀LED 램프를 옆으로 누운 와이자(Y) 형태로 디자인해 날렵함을 강조했다. 세로형 그릴을 음각 형태로 디자인해 입체감도 살렸다.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의 비스듬한 기둥) 하단에서 C필러(뒷문과 뒤 유리창 사이의 기둥)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단순하게 이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멋도 추구했다.
뒷모습은 가로 라인 사용을 자제해 단순한 멋을 강화했다. 뒤쪽 측면에서는 부메랑, 뒤쪽에서는 세워놓은 국자 모양으로 길게 디자인한 리어램프는 키가 커 보이는 효과를 줬다.
전장x전폭x전고는 4425x1875x1640mm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동급 경쟁모델들보다 긴 2702m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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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XC40 내부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단순함이 심심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 외관에 쓰는 다이아몬드 커팅공법으로 마감한 금속 장식을 대시보드에 사용했다. 전반적으로 정리정돈이 잘된 서재를 보는 것처럼 개운함을 제공한다.
아이패드를 세로로 세워둔 것 같은 9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인테리어에 스마트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마찰로 작동하는 정전기 방식 대신 적외선 방식을 채택해 가볍게 터치만 해도 디스플레이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460ℓ이고 2열 좌석을 접으면 1336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는 별도 수납공간도 들어있다.
안전성은 급을 뛰어넘는다. 볼보의 지능형 안전 시스템인 인텔리세이프를 기본 탑재했다. 인텔리세이프는 충돌 회피 지원, 긴급 제동 시스템(시티세이프티),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Ⅱ(반자율주행)로 구성됐다.
건강에 민감해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 차량 내부로 일산화탄소나 이산화질소 등 유해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실내공기 청정 시스템도 채택했다.
스웨덴 출신 가구 브랜드 '이케아'처럼 실용성도 우수하다. 작은 공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공간, 카드홀더와 갑 티슈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 휴지통을 가까이 배치하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향상하는 창의적 공간을 마련했다.
도어에 위치한 스피커를 엔진룸과 실내 공간 사이 빈 공간으로 옮겨 노트북 수납이 가능할 정도의 풍부한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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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XC40 내부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오프로드로 구성됐다. 주행모드를 컴포트에 두고 페달을 밟았다. 페달 반응은 가볍다.
차체는 손발의 지시에 비교적 빠르게 반응한다. 8단 변속기는 매끄럽게 변속한다. 스탑앤고 시스템은 부드럽게 작동한다. 과속방지턱도 충격을 줄여주며 통과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페달을 밟으면 엔진소리가 다소 굵게 들린다. 치고 나가는 힘은 기존 T4 엔진 장착 모델보다 세졌다. 기존에는 힘이 부족하게 느껴졌지만 이번에는 답답하지 않을 수준으로 개선됐다.
B엔진이 출발 가속과 재시동 때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약 14마력의 추가적인 출력을 지원해 좀 더 민첩한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전반적으로 주행 성능은 심심해 달리는 재미는 부족하다.
소음·진동은 적다. 시트도 몸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다른 SUV보다 운전 피로가 적다. 여기에 탁 트인 시야도 피로를 덜어준다.
XC40 B4 AWD는 지난 10월 1017대가 판매되면서 수입차 판매 2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수입 하이브리드(HV)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가격(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미적용)은 XC40 B4 AWD 모멘텀이 4670만원, 알 디자인(R-Design)이 4930만원, 인스크립션이 51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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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XC40 트렁크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인기 비결은 90년대 초반 국내에서 인기를 끌다가 독일·일본차에 밀려 존재감을 잃었던 볼보를 대기해서 사야하는 '대기만성' 이슈메이커로 만들어준 안전과 실용, 20~40대 여성을 사로잡은 깔끔한 디자인, 편안하고 쉬운 운전, 높은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다.
유럽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볼보코리아의 전략에 따라 가격도 스웨덴보다 1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XC40은 스웨덴 자연환경과 역사가 만든 '알쓸신차'인 셈이다.
여기에 걸 크러시(여자가 당찬 매력을 지닌 여자를 선망하는 마음) 매력을 발산하는 마마무 '화사'가 인기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생애 첫차로 XC40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화사는 XC40을 협찬받은 게 아니라 자신의 돈으로 직접 샀다. 계약 후 인수까지 몇 개월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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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XC40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시승 장소인 충남 태안(泰安)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지는 땅'이라는 뜻이다
아바는 '아빠', 맘마는 '엄마', 맘마미아는 '엄마야, 어머나'라는 의미다. 마마무의 마마도 '엄마'라는 뜻이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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