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가 되면 각종 송년회와 회식으로 술자리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의 유행으로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로 대체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지난 10월 농림축산식춤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사태 이전과 비교해 술 마시는 장소가 변했다는 응답이 65.7%를 차지했다. 술을 마시는 장소로는 '집'이라는 응답이 87.3%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술을 마시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혼자서'가 45.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를 통해 음주 문화 트랜드가 '혼술'과 '홈술'로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에서 혼자 마시는 '혼술'은 과음이나 알코올 오남용 또는 의존증 등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혼자 술을 마시면 음주량을 자제하기 어렵고 이는 자칫 '알코올 의존증'이라고 널리 불리는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음주는 기분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기 쉽고, 혼자인 경우 더더욱 적절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워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고 경고했다. 조성준 교수는 이어 "술을 안마시면 불안, 불면증이 생기는 등 금단 증상을 경험하고, 금주나 절주를 시도했는데 자제가 어렵고 술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떠한 형태로든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의심하라"면서 "혼술이 습관처럼 굳어져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지는 경우 전문가 도움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성은 4~6 표준잔, 여성은 2~4 표준잔 이상 음주할 경우, 과음으로 규정하고 있다. 표준잔은 소주1잔(50㎖), 맥주1잔(350㎖), 와인반잔(110㎖), 양주 4분의1잔(40㎖)이다. WHO는 표준 잔 이상으로 음주를 할 경우, 알코올 사용장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신체적인 문제도 야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대표적으로 우려되는 급성질환은 간염과 췌장염, 만성질환으로는 간경화, 심근병, 알코올성 치매가 있다"며 "특히 만성B형간염, 만성C형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 만성 간질환 환자는 지속적인 음주 또는 과음시 일반인에 비해 간경변증이나 간암과 같은 합병증이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배 더 증가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술이 몸에 좋지 않지만 음주를 꼭 할 수밖에 없다면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법을 기억해둬야 한다.
손원 교수는 "혼술은 가급적 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해야 하는 경우 평소 음주량의 절반이하로 마시고 음주 시간은 최대한 천천히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또한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것을 지양하고 음주 중간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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