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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X 화재 장면과 모델X [사진 출처 = 독자 제공(화재 장면), 테슬라 사이트] |
10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9시43분께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SUV인 모델X이 벽면에 충돌한 뒤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차주 윤모씨(60)가 숨졌다.
차를 운전한 대리운전 기사 최모씨(59)는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을 끄려던 아파트 직원 김모씨(43)는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차에서 발생한 불은 1시간여 만인 오후 10시48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리운전 기사가 '갑자기 차가 통제가 안 돼 벽면에 충돌하게 됐다'고 말했다"며 "차주의 사망 원인과 자세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 근처에 있던 한 시민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벽면과 충돌한 뒤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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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X 자동차 화재 [사진 제공 = 용산소방서] |
차량 '급발진' 의심 사례도 있다. 이번에 벽면 충돌 뒤 불이 난 모델X도 급발진 논란에 시달렸다.
2017년 배우 겸 가수 손지창은 "차고로 진입하는 순간 웽 하는 굉음과 함께 차(모델X)가 차고 벽을 뚫고 거실로 처박혔다"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테슬라를 상대로 한 급발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 NHTSA는 테슬라 차량의 급발진 위험에 대해 예비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NHTSA가 부분 공개한 조사·리콜 요구 청원에 따르면 테슬라의 급발진 민원은 127건이 제출됐다.
미국 방송사 CNN도 총 127대 테슬라 차량에서 의도치 않은 가속 문제가 발생, 110건에 달하는 사고가 생겼고 5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1월 보도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화재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코발리스에서 테슬라의 모델3가 지난 17일 충돌사고를 일으켰고 뜨거운 배터리 셀이 인근 주택가까지 날아가 침대 시트에 불이 붙는 등 화재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이전에도 배터리 팩 과열에 따른 폭발로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리콜 악재도 터졌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차량의 지붕 부품과 볼트 조임에서 결함이 발견된 9500여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2015년 9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생산된 모델X 9136대, 2020년형 모델Y 401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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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X [사진 출처 = 테슬라 사이트] |
당시 모델X가 캘리포니아 101번 고속도로에서 콘크리트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뒤따라오던 두 대의 차와 충돌, 배터리에 불이 났다.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테슬라는 한달 뒤 모델X 사고가 오토파일럿에서 발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테슬라는 성명서를 통해 "(사고차 분석 결과) 오토파일럿과 적응형 크루즈컨트롤(ACC)이 작동 중이었다"며 "운전자는 충돌 전 6초 동안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앙 분리대는 충돌 5초전 150m 떨어진 지점에서 보였지만 기록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고 설명했지만 오토파일럿이중앙 분리대를 감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토파일럿은 지난 2016년에도 논란이 됐다. 테슬라 모델S가 도로를 가로지르는 트레일러와 충돌한 사고에 대해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하늘 아래에 있는 흰색 트레일러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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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차량 인테리어 [사진 출처 = 테슬라 사이트]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정보회사 JD파워가 지난 9월 발표한 연례 초기품질지수(IQS)에서 처음으로 조사대상이 된 테슬라 차량은 100대당 250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평균은 166건으로 테슬라가 주요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낙제점 수준으로 품질이 '최악'이라는 뜻이다.
JD파워는 차량 보유자를 대상으로 새 차를 보유한 90일 동안의 체험을 설문조사한 뒤 초기품질지수를 산정한다.
테슬라는 신차등록 데이터 사용을 허가하지 않으며 이 조사를 회피했다. JD파워는 모델3 판매가 늘어나면서 마침내 미국 35개 주에서 판매 데이터를 수집한 뒤 고객 경험을 조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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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Y [사진 출처 = 테슬라 사이트] |
테슬라는 올해 3분기 목표로 삼았던 13만7000대보다 많은 13만9300대를 인도했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전년동기보다 56%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올 1~11월 총 1만1601대가 판매되면서 수입차 브랜드 중 판매 5위를 기록했다. 모델3
그러나 공식 서비스센터는 4곳, 수리 협력점은 8곳에 불과한데다 주로 서울과 부산 등 일부 대도시에만 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서비스 만족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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