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뉴 스프린터 안전 시스템[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 |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 된 요즘에도 어떤 차를 타느냐에 따라 주위 시선이 달라지기도 한다.렌터카, 차량 구독 서비스 등의 등장으로 '차종=신분'이라는 등식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차종으로 운전자나 탑승자의 신분을 평가하는 분위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탑승자가 '높은 신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대표 차량은 리무진(Limousine)이다. 리무진은 독일어로 '세단'이라는 뜻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운전사가 따로 있고 실내가 넓으며 화려하게 장식된 고급 세단을 리무진이라 부른다.
리무진 세단은 쇼퍼드리븐 차량(핸들은 운전사에게 맡기고 오너는 뒷좌석에 앉는 차)을 대표한다. 항공기 1등석보다 편안하고 안락한 리무진 세단은 '회장님 차', 'VIP 차'로 부르기도 한다.
![]() |
↑ 뉴 스프린터 [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 |
리무진 세단의 대안으로 등장한 차종은 리무진 밴(Van)이다. 밴은 짐을 옮기는 포장이 달린 큰 마차 또는 기차 화물칸을 의미했다.
밴은 승차감이 세단보다 떨어져 주로 '짐차'로 사용됐지만 첨단 편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리무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리무진 세단보다 뛰어난 실내 개방감과 공간 활용성 및 이동성에다 리무진 세단에게 부족했던 편의성까지 보완한 결과다. 리무진으로 인기 높은 밴은 '고개 숙이지 않는 벤츠'인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다.
스프린터는 1995년 1세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30여개국에서 400만여대가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다. 프리미엄 밴 시장에서는 '제왕'으로 평가받는다.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사고를 방지하는 게 사고 후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낫다는 가치관을 스프린터에서 실현했다.
스프린터는 이를 통해 가장 안전한 '프리미엄 밴'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승용차 수준의 승차감, 구매자의 니즈에 따라 다양하게 컨버전되는 특장점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 |
↑ 뉴 스프린터 안전 주행 테스트 장면 [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 |
1995년에 출시된 스프린터는 안전·안락 측면에서 '프리미엄 밴의 교과서'로 여겨졌다. 출시 당시 스프린터보다 더 많은 안전 사양을 제공하는 밴은 없었다.
안전 사양 패키지에는 올 어라운드 디스크 브레이크, 기본 사양인 ABS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자동 브레이크 디퍼렌셜, 옵션 사양인 운전석 에어백, 키에 맞춰 조절이 가능한 3점식 안전벨트 및 시트에 부착된 안전벨트 버클이 포함됐다. 안락한 서스펜션과 승용차와 같은 부드러운 핸들링도 스프린터의 장점으로 여겨졌다.
5년 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된 스프린터는 운전석 편의·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운전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전석에 상용차가 아닌 승용차 개념을 적용했다.
변속 레버는 인체공학 개념을 적용해 컨트롤 레버 형태로 새롭게 디자인됐고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높이로 옮겨졌다. 운전석 에어백을 기본으로 적용했고 조수석 에어백도 선택 사양으로 채택했다.
2002년에는 더욱 강력해진 브레이크 부스터와 전자식 주행 안정성 제어 장치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ESP)을 새로운 사양으로 추가했다. ESP는 주행 중 위기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운전자를 보조해준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안전 기술이다.
2006년에는 완전변경(풀체인지)된 2세대 스프린터가 나왔다. 성능을 향상시킨 능동형 ESP(ADAPTIVE ESP)을 적용,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
능동형 ESP에는 옵션 선택에 따라 출발 보조 기능을 추가했다. 차량이 경사면에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차량이 의도치 않게 뒤로 굴러가는 것을 막아줬다.
2009년에는 ESP에 트레일러 안정화 기능을 추가로 넣었다. 또 능동형 브레이크 라이트(adaptive brake lights)를 선보였다. 열선이 들어간 광각 사이드 미러는 김서림을 차단, 운전자에게 더 깨끗한 시야를 제공해줬다. 전방 안개등도 도로를 더 잘 비춰 주기 위해 더 낮은 위치로 옮겨졌다.
2013년에는 혁신적인 안전 기술로 여겨지는 측풍 어시스트(Crosswind Assist)를 밴 모델 최초로 적용했다. 측풍 어시스트는 주행 중 측면으로 부딪치는 강한 바람의 영향을 막아줘 안전성을 높여줬다.
이밖에도 충돌 방지 어시스트(Crosswind Assist),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턴스 시스템인 브레이크 어시스트 프로(Brake Assist Pro), 사각지대 어시스트(Blind Spot Assist),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Lane Keeping Assist), 하이빔 어시스트(High Beam Assist) 등 동급 밴 세그먼트에서는 볼 수 없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대거 채택했다.
![]() |
↑ 뉴 스프린터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 |
2018년 출시된 3세대 뉴 스프린터는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메르세데스-벤츠 밴은 뉴 스프린터를 선보이면서 승용차 및 대형 트럭의 전유물이었던 다양한 안전 및 보조 시스템들을 장착했다.
레이더 기반의 능동형 디스트로닉 차간 거리 조절 어시스트,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능동형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사각지대 어시스트, 측풍 어시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3세대 뉴 스프린터에 적용된 능동형 디스트로닉 차간 거리 조절 어시스트는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와 함께 적용할 수 있는 최상위 안전 사양이다.
운전자가 미리 설정해 놓은 거리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주행, 정체된 도로나 장거리 주행 때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준다.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차량은 최대 제동력의 50%까지 발휘, 속도를 줄이고 필요한 경우에는 차량을 제동한다. 정지 시간이 3초 이내인 경우 자동적으로 다시 주행을 시작한다.
밴 최초의 안전사양인 측풍 어시스트의 성능도 향상됐다. 차량이 80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 때 강한 측풍으로 차량이 밀려 차선을 이탈하는 현상을 막아준다. 차량의 제어 장치가 스티어링을 제어하고 차선을 유지 또는 진로를 자동 보정해 고속도로에서 더욱 안전한 주행을 가능하게 지원한다.
스프린터에는 리어 뷰 디스플레이 주차 패키지 또는 360도 어라운드 뷰 주차 패키지가 제공된다.
리어 뷰 디스플레이 주차 패키지는 장애물 감지 때 시각·청각 신호로 운전자에 위험을 알리고 룸 미러에 표시되는 리어 뷰 디스플레이 창에서 후방 카메라의 화면을 볼 수 있게 해준다.
360도 어라운드 뷰 주차 패키지는 루프 뒷면, 사이드 미러, 라디에이터 그릴에 장착된 총 4개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버드 아이뷰로 제공한다.
뉴 스프린터에는 차량 속도에 따라 작동하면서 제어를 돕고 주차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이 기본 장착됐다.
레인 센서와 함께 작동해 가시성을 높여주는 ?? 와이퍼 시스템(Wet Wiper system)과 LED 고성능 헤드램프도 적용됐다.
![]() |
↑ 뉴 스프린터 360도 어라운드 뷰 주차 패키지 [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 |
국내 수입되는 뉴 스프린터는 독일 뒤셀도르프 공장과 뤼디스페데 공장에서 생산된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의 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는 지난해 1월부터 뉴 스프린터 투어러(Tourer)의 319 CDI, 519 CDI 2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519 CDI는 차체 길이에 따라 롱(Long), 엑스트라 롱(Extra Long) 두 가지 바디 스타일로 제공되고 있다.
메르데세스-벤츠 밴 사업부는 차체와 바디로 구성된 스프린터 기본 차량(basic vehicle)을 수입해 국내 바디빌더에 공급한다.
바디빌더는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스프린터 기본 차량을 셔틀, 럭셔리 리무진, 의전 차량, 모바일 오피스, 캠핑카 등 다양한 형태로 컨버전해 판매한다.
'벤츠' 명성에 맞게 VIP 의전용 차량 비중이 가장 높다. 최근 들어서는 패밀리카로 사용하려는 소비자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대형 SUV나 미니밴보다 더 넓고 안락하기 때문이다. 럭셔리 캠핑카
아울러 유럽이나 해외에서 상용 목적의 밴으로 활용되는 패널밴(Panel Van)과 캡 섀시(Cab Chassis) 스프린터 기본 차량도 바디빌더에 공급됐다. 컨버전을 거쳐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