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의 고학력자 실업률이 최근 10년간 상당폭 감소한 반면 한국의 고학력자 실업률은 되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체질개선과 산업계 니즈를 반영한 교육과정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청년(25~34세) 대학졸업자 실업률 평균은 2009년 6.1%에서 지난해 5.3%로 0.8%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한국은 5.0%에서 5.7%로 실업률이 높아졌다. OECD 37개국 중 순위도 같은 기간 14위에서 28위로 14계단 폭락했다.
특히 G5(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의 청년 대졸자 실업률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은 5.2%에서 2.4%로, 영국은 3.9%에서 2.4%로, 독일은 4.0%에서 2.6%로, 프랑스는 6.4%에서 5.8%로, 일본은 4.7%에서 2.6%로 실업률이 모두 개선됐다.
주요국 흐름과 달리 한국의 청년 대졸자 실업률이 악화일로에 있지만,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은 2009년 이후 OECD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09년 60.6%에서 2019년 69.8%로 9.2%포인트 올랐다. OECD 평균 상승률은 8.6%포인트다.
한경연은 한국의 고학력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유에 대해 "고학력을 요구하거나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의 증가속도가 대졸자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9~2019년 대졸자는 연평균 3.5% 증가한 반면, 고학력 일자리로 분류되는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 수는 연평균 2.2%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OECD 최고지만, 이들의 고용은 OECD 최하위권"이라면 "노동시장 체질개선 등을 통해 민간의 고용창출 여력을 개선하고, 산업계 니즈를 반영한 교육 커리큘럼을 도입하는 등 산학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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