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연말 임원 인사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생활가전(H&A)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한 가운데 LG전자의 파격적인 세대교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가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은 서울 집무실과 창원 사업장을 오가며 후임자인 류재철 부사장과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12월 초까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 방안과 제품·기술 경쟁력 강화방안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류 부사장과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앞서 송 사장은 지난 26일 LG전자 임원인사에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했다. 그는 임기를 마치는 내년 3월 LG전자 고문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송 사장은 2016년부터 4년 간 가전사업을 이끌며 LG 가전의 황금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1위'라는 꿈을 이룬 것도 그다.
송 사장이 H&A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이듬해 LG 생활가전은 미국 월풀을 제치고 영업이익 세계 1위 고지에 올랐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에서도 처음으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송 사장 부임 이후 LG 생활가전 실적은 매년 신기록을 이어갔다.
송 사장은 1983년 금성사에 입사한 이후 에어컨 컴프레서, 조리기기, 청소기, 냉장고 등 가전사업 전반을 두루 거쳤다. 그는 H&A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생활가전의 본질은 고객들의 의(衣)·식(食)·주(住)·동(動)·락(樂)과 맞닿아 있다"며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송 사장은 이같은 문제의식 하에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와 원바디 세탁건조기 '워시타워', 식물재배기 등 이전에는 없던 가전영역도 개척했다.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융복합 가전 'LG 오브제'를 출시하는 등 '공간가전'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세계 1위'를 이끈 뒤 용퇴한 송 사장의 모습은 지난해 인사에서 부회장직을 내려놓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성진 LG전자 고문을 연상시킨다. 1976년 입사 후 36년간 세탁기에 매진한 조 고문은 2012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 H&A사업본부를 글로벌 최정상으로 올려놓은 바 있다.
신임 H&A 사업본부장인 류재철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LG전자의 최연소 사업본부장이다. 송대현 사장보다는 9세, 조성진 고문보다는 11세 젊다. 업계에서는 류 부사장의 발탁 배경에 H&A사업본부의 디지털전환 가속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전사업 차별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디지털전환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조성진 고문이 용퇴하고 권봉석 사장이 새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것은 권 사장이 빅데이터·AI 등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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