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이사 |
26일 롯데그룹은 롯데칠성 새 대표이사에 박윤기 전략기획부문 상무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1970년생으로 올해 나이 50세에 불과한 젊은 CEO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에 롯데그룹에 입사한(공채 34기) '롯데맨'이자 '음료통'으로 평가 받는다.
롯데칠성에서 영업전략팀에서 근무를 시작해 채널분석담당, 마케팅전략담당을 거쳐 2009년에는 마케팅팀 팀장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마케팅부문장(상무보B 승진), 2017년 경영전략 및 해외사업부문장을 총괄, 2020년에는 음료, 주류를 통합한 전략기획부문장을 역임하며 성과 창출을 주도했다.
롯데그룹 측은 "박윤기 대표이사는 전략적인 통찰력과 풍부한 이론 및 실무 경험 뿐만 아니라 유연한 사고와 합리적인 성격을 가진 리더"라며 "롯데칠성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로 평가받아 새 대표이사로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관리 출신 임원이 대표로 선임된 것을 두고 '관리 측면이 강화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롯데그룹 전반이 어려운 실정인데다 특히 롯데칠성의 실적이 눈에 띄게 부진했던 점을 우려,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고 내실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는 것.
실제로 롯데칠성은 음료사업 수익 악화로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롯데칠성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8.1% 감소한 939억원이며 같은기간 매출은 1조75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 줄었다.
특히 주류부문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45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나 줄었다. 소주 '처음처럼'판매량이 일본불매 운동 여파로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다 '클라우드' 등 맥주도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주력 사업인 음료 부문이 힘을 쓰지 못한 영향이 컸다. 롯데칠성 음료부문의 올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927억원, 1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17.9% 줄었다.
롯데칠성 음료부문은 그동안 유흥시장에서도 적잖은 수익을 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유흥업소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배달 음식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도 거의 보지 못했다. 롯데칠성 음료부문과 경쟁관계인 LG생활건강 리프레시사업부문이 배달 음식 수요 확대로 '코카콜라'
한 음료 업계 관계자는 "이어질 롯데칠성의 임원 인사들을 보면 코로나19 시국에 롯데칠성이 어떤 식으로 대처 방향을 잡을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