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이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사업을 통해 품목허가가 취소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공백을 메꾸게 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전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CDMO 사업 부문을 코오롱바이오텍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분할은 다음달 1일 이뤄진다.
코오롱생명과학의 CDMO 사업 진출은 의약품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게 뒤늦게 드러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내려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생산하던 설비를 활용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의 의약품 생산 설비의 규모는 인보사를 기준으로 1공장은 연간 2만~3만 도즈, 상업생산까지 밸리데이션 절차가 남아 있는 2공장은 10만 도즈다.
이미 코오롱생명과학은 작년 9월 에스엘바이젠이 개발하고 있는 신생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 치료 후보물질 BM102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CDMO 사업을 본격화했다. 계약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은 충주 공장으로 제조용 세포은행을 이전하고 임상 시료 생산을 위한 표준공정서·프로토콜을 개발한 뒤 각종 밸리데이션을 거쳐 오는 2022년 12월까지 임상 시료를 생산한다.
분할된 코오롱바이오텍은 앞으로 CDMO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전날 임시주총에서 주주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영업활동을 국내에만 국한하지 않고 해외에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CDMO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의 CDMO 진출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의약품 생산 기지로 부각된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2공장의 경우 인보사의 미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인정하는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cGMP) 인증 획득을 목표로 구축됐다.
다만 인보사의 부활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내년께 1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며, 미국에서의 임상 3상 환자 모집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지난 4일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의결한 점도 부담이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16일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다음달 7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보사는 코오롱티슈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로, 지난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인보사를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액제 중 2액이 허가 심사 서류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293)세포라는 점이 뒤늦게 밝혀져 작년 5월 미국에서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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