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한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작년 다주택자 수가 통계 작성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의 주택 공시가 현실화 추진에 고가주택의 주택가액이 치솟으면서 상·하분위의 주택가액 격차도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228만3758명으로 통계를 집계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다주택자(219만1955명)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2012년부터 매년 전년 대비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3주택자는 물론 4주택자와 5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규모가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나며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를 무색하게 했다. 작년 5주택 이상 보유자는 11만8062명으로 전년 대비 900명 가까이 늘었다.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다주택자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는 맞지만 2017년 이후 증가폭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 송파구를 제외한 강남 4구에서 다주택자가 감소하는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다주택자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주택 자산가액을 기준으로 상하위를 구분하는 10분위별 현황을 보면 10분위(상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11억300만원으로 지난해(9억7700만원)보다 12.9%나 급등해 1분위(하위 10%) 주택가액인 2700만원과의 격차가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가주택에 대한 공시가율 현실화로 저가주택 대비 주택가액 상승폭이 훨씬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정부에서 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현실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고가 주택에 대해 현실화율을 높게 책정했고, 중저가 주택에 대해서는 서민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상승하겠다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기 ?문에 10분위에 해당되는 주택 가격들이 더 높게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소재지 기준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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