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지난해 위스키 출고가 '반토막'이 났다.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술값 인하 경쟁이 불 붙었고 국내에서 철수하는 업체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국세청이 조기 공개한 '주류출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국내 출고량은 70kℓ로 전년 동기 대비 42.9%가 급감했다. 주류소비가 왕성했던 지난 2014년(900kℓ)과 비교하면 무려 92.1%가 줄어 들었다.
업계에서는 경기 부진 상황이 오래되고 있고, 지난 2018년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자리를 잡으며 회식 문화가 줄어든 영향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 국내 주류출고량 현황 <자료=국세청>
실제 시장 침체가 심해지면서 국내 위스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는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이천 공장의 문을 닫았고, 올해 초에는 싱글몰트 위스키 수입업체 에드링턴코리아 국내 법인이 철수했다. 프리미엄 위스키 '임페리얼'로 유명한 드링크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위스키 가격을 15% 인하하기도 했다.
↑ 경기 부진에 위스키 판매가 한파를 맞고 있다. <매경DB>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맥주, 소주 등 대부분 주종 출고도 동반 감소하고 있다. 맥주, 소주, 탁주(막걸리) 등 지난해 전체 국내 주류
출고량은 1.7%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판매는 경기와 동행하는 흐름이 뚜렷한데 확 바뀐 회식 문화와 소비 부진 사태가 겹치며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판매 부진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