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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들어서니 태국 전통 의상을 입은 직원들이 태국 인삿말로 반긴다. 객실 소파에는 주황색 실로 코끼리를 수놓은 쿠션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웰컴 기프트로 준비된 달콤한 망고스틴과 망고 말린 것, 코코넛칩 등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정말 태국에 온 것 같다'고 느낄 무렵, 창문 밖 너머로 한강이 넘실거리고 반포대교가 보인다. 태국 카오락 휴양지로 '깜짝 변신'한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느낀 착각이었던 것.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JW메리어트 호텔이 오는 12월까지 태국 럭셔리 리조트인 'JW메리어트 카오락 리조트&스파'로 변모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몸은 국내에 꽁꽁 묵여 있지만 마음 만은 전세계 곳곳을 누비는 이들을 위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날 계열 호텔들이 준비한 프로모션의 일환이다. 아시아태평양 25개 국가 및 지역의 13개 메리어트 호텔들이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현재 호텔업계는 코로나19에 대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JW메리어트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그 동안 '럭셔리' 호텔로 하드캐리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변화를 모색 중인 앨런 하우든(Allen Howden·사진)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총지배인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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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만 아는 휴양지'와 같은 곳으로 고객들을 초대하고 싶었다"라며 "도시가 아닌 휴양지, 휴양지 중에서도 너무 유명하지 않아야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곳이 바로 카오락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카오락은 '태국의 작은 유럽'이라 불린다. 그만큼 유럽인이 즐겨찾는 대표 휴양지이나 한국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태국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휴양지를 국내에 알린다는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럭셔리를 포기할 순 없었다. 'JW메리어트 카오락 리조트&스파'는 카오락에 위치한 리조트 중에서도 고급 리조트로 통한다. '격이 다른 럭셔리'를 추구하는 JW 메리어트 서울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그는 더욱 손쉽게 카오락을 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국내 호텔들은 코로나19로 국경이 닫혀 내수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우든 총지배인 역시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 이전 JW메리어트 서울 고객의 80% 가까이는 비즈니스 고객들이 다 차지했다. 때문에 패밀리 고객 등 내국인들에게 미처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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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객실 패키지가 아니어도 변화는 엿보인다. 대표적으로 뷔페 레스토랑 '플레이버즈'에서는 키즈 섹션을 따로 마련했다. 아이들이 직접 컵케이크나 피자 만들기를 한 후 먹을 수 있게 한 것인데, 이같은 변화만으로도 패밀리 고객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최근 그는 직원들에게 '변화수용'과 '리더십'에 관한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란 유례없는 변화 속에서 구성원들 각각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가치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팬데믹 시대에 리더로서의 행동을 고민하게 된다"며 "직원들에게 종종 'one team one goal'이란 말을 종종 말하는데 이 때 팀원들 모두의 뜻을 모아 '팀워크'를 발휘하게끔 돕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역할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코로나19로 누구보다 변화수용이 필요했던 것은 하우든 총지배인일지 모른다. 그는 지난 2월 JW메리어트 서울 총지배인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부임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는 갈수록 심각해졌고 식·음료 업장 문을 닫아야 했다.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호텔리어로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시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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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인 하우든 총지배인은 미국 하얏트 리젠시 덴버, 영국 더 하얏트 칼튼 타워 파크 하얏트, 주메이라 인터내셔널 소속 호텔들과 르메르디앙 호텔앤리조트를 비롯해 도건-나이츠브리지와 스위소텔 호텔앤리조트 런던과 방콕 등 다양한 호텔에서 세일즈, 마케팅, 레비뉴 책임자로 업무 영역을 넓히며 성장해 왔다.
지난 2017년 한국에 처음 온 그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판교의 총지배인을 역임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는 당시 메리어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주는 '호텔 오브 더 이어(hotel of the year)'를 수상했고, 호텔 매출 역시 크게 올려 놓았다.
그는 "혼자만 잘 해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결코 아니다"라며 "직원들 모두와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JW메리어트 서울에서도 그와 같은 성과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JW메리어트 서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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