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세희 지니뮤직 커스터머본부장 |
홍세희 지니뮤직 커스터머본부장은 "인공지능(AI)가 추천하는 음악에 대한 만족 여부는 상당히 주관적인 영역인데, 이런 서비스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음악에 컬러를 입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AI가 음악과 이용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취향에 맞춰 곡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새롭게 컬러를 추가해 '뮤직 컬러 아이덴티티(MCI·Music Color Identity) 큐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총 2000만곡 이상의 음원을 333가지 컬러와 매칭했다.
AI 기반 음악 큐레이션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의 킬러 서비스로 자리잡았지만 음악에 색을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스포티파이처럼 빅데이터 기반으로 한 음악 큐레이션을 하는 해외 업체들도 컬러엔 손을 대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박한 실험'인 셈이다.
홍 본부장은 "수천 곡의 장르, 분위기, 리듬, 음색, 스타일, 감정 등을 분석해 '시드 데이터 베이스(seed date base)'를 구축했고, AI가 이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이용자의 음악 취향을 분류하고 추천하고 있다"며 "이 데이터베이스와 MCI 시스템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가요 뿐아니라 해외 팝, 재즈, 힙합, 트롯, 동요 등 모든 장르의 음원을 컬러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 지니뮤직 로고 |
예컨대, 같은 발라드 장르여도 처진 달팽이의 '말하는대로'와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은 따뜻한 감성의 곡이란 점에서 연한 코코아색으로 분류된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문라이트(Moonlight)'는 달콤함이 가미돼 밝은 베이지라면, 거미의 '눈꽃'이나 영탁의 '부산에 가면'은 쓸쓸함 느껴져 파스텔톤의 초콜릿색에 해당한다. 홍 본부장은 "이용자들은 자신이 어떤 음악을 듣는지에 따라 컬러가 바뀌는 과정도 볼 수 있다"며 "컬러를 계기로 평소에 듣지 않던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방식으로 음악 취향이 확장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용자의 선곡과 재생 횟수 등을 분석하면 새로운 컬러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뮤직의 큐레이션 서비스 'For You'에 들어가면 AI가 선곡이나 청취 이력, 날씨 같은 주변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매일 '나만의 뮤직컬러'를 알려준다. 또 '당신에게 추천하는 뮤직컬러'와 '지니의 인기 뮤직컬러' 등 현재 뮤직컬러와 유사한 노래나 다른 이용자의 청취 이력 등을 다양하게 분석해 플레이리스트를 제시한다.
뮤직컬러는 자신의 취향을 적극 나타내고 공유하기를 좋아하는 MZ(밀레니얼·Z세대)의 성향과 맞아 떨어진다. 뮤직컬러를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줄 수 있다. 컬러에도 재치 있는 이름과 해시태그를 붙였다. 연한 코코아색의 컬러명은 '내안에 감춰둔 그루빙 비스코티'이며 파스텔톤의 초콜릿색은 '텅 빈 하루 론썸 비스코티'다. 홍 본부장은 "뮤직컬러는 음악을 좀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뮤직컬러 큐레이션 써보니
'내적댄스 뿜뿜 댄싱 오렌지.'
↑ 지니뮤직 `뮤직컬러` 에서 제공하는 색깔 |
출퇴근길에 음악을 듣기 시작한지 이틀 지나자 홈 화면에 컬러가 떴다. 지니뮤직의 인공지능(AI)은 '댄싱 오렌지'에 해당하는 다른 음악을 계속 추천했다. AOA의 '심쿵해',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 싸이의 '뉴페이스', 강다니엘의 'I HOPE'처럼 신나고 경쾌한 댄스곡 15개가 플레이리스트에 담겼다.
AI는 또 '댄싱 오렌지'를 바탕으로 내가 좋아할 만한 컬러를 추가로 2개 보여줬다. 오렌지색 계열의 '트러블 메이커 시스루 오렌지'와 하늘색 계열의 '풀파티 5분 전 아쿠아마린'. 진한 주황색인 시스루 오렌지의 플레이리스트엔 해시태그(#) '섹시한'과 '댄스'에 걸맞게 매력적이면서 신나는 댄스곡들이 올라왔다.
덕분에 마마무 멤버 화사의 'Kidding'을 처음 감상했다. 2013년 발매된 missA의 'Hush'처럼 '추억 속의 노래'도 들어봤다.
↑ 지니뮤직 뮤직컬러 서비스 |
뮤직캘린더엔 재생횟수를 토대로 컬러가 일기장처럼 기록된다. 이달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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