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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차량과 충전 및 생산 장면 [사진 출처=테슬라] |
테슬라 모델Y를 구매한 지 2시간 만에 주행 중 루프가 떨어진 사고를 당한 구매자는 "머스크 씨, 왜 테슬라가 컨버터블도 판다고 얘기 안 해줬나?"고 차량 품질을 꼬집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를 머쓱하게 만들 내용이다.
테슬라 모델3 범퍼는 지난 2018년에 이어 올 7월에도 떨어졌다. 테슬라는 처음에는 천재지변이라고 주장하다가 결국 결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드물긴 하지만 2019년 5월21일 이전에 프리몬트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의 특정 구성품은 물이 고인 곳을 통과할 때 손상될 수 있다"며 "리어 범퍼가 차량에서 분리될 수 있고 하네스, 바디 패스너, 마운트가 함께 손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폐차 수준의 자동차에서나 볼 수 있는 품질 문제가 신차에서 발생한 셈이다.
미국 방송사 CNN은 총 127대 테슬라 차량에서 의도치 않은 가속 문제가 발생, 110건에 달하는 사고가 생겼고 5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1월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 '인사이드 EVs'는 주차된 테슬라 모델Y 유리가 스스로 깨지는 장면이 CCTV에 잡혔다며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당신이 테슬라를 사면 이렇게 됩니다. 행운을 빕니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지난달 보도했다. 겨울에 모델 3 페인트 부식이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AFP통신 등은 중국 시장규제 당국이 테슬라 모델S와 모델X에 대해 서스펜션 결함 문제로 리콜 명령을 내렸다는 기사를 지난달 내보내기도 했다.
10년 가까이 전기차 열풍을 이끈 닛산 리프를 제친 '전기차 대명사'이자 자동차계의 애플이라는 말을 들으며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테슬라엔 뼈아픈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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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Y [사진 출처=테슬라]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정보회사 JD파워가 지난 9월 발표한 연례 초기품질지수(IQS)에서 처음으로 조사대상이 된 테슬라 차량은 100대당 250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평균은 166건으로 테슬라가 주요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낙제점 수준으로 품질이 '최악'이라는 뜻이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제네시스와 기아차는 가장 문제가 적은 자동차 브랜드로 조사됐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1위, 기아차는 대중 브랜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JD파워는 차량 보유자를 대상으로 새 차를 보유한 90일 동안의 체험을 설문조사한 뒤 초기품질지수를 산정한다. 테슬라는 신차등록 데이터 사용을 허가하지 않으며 이 조사를 회피했다. JD파워는 모델3 판매가 늘어나면서 마침내 미국 35개 주에서 판매 데이터를 수집한 뒤 고객 경험을 조사할 수 있었다.
더그 벳츠 JD파워 자동차부문 대표는 "테슬라 보유자가 이번 조사에서 제기한 문제에는 차체 패널 단차, 차량 떨림, 풍절음, 도장 품질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 판매 위축과 브랜드 도산까지 이어질 수 있는 품질 문제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 목표로 삼았던 13만7000대보다 많은 13만9300대를 인도했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전년동기보다 56% 증가했다. 테슬라 주가도 올들어 400% 넘게 급등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12일 "테슬라는 내년 판매 규모가 8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테슬라 신용등급을 'B+'에서 'BB-' 등급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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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차량 내부 [사진 출처=테슬라] |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 1위는 테슬라 모델3다. 판매대수는 6839대에 달했다. 현대차 코나 EV는 4078대, 기아차 니로 EV는 1942대로 그 뒤를 이었다.
올 9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도 테슬라 모델3 차지였다. 판매대수는 1833대다. 전체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인기 비결은 스포츠카에 가까운 외모와 성능, 혁신 이미지 때문이다. 또 보조금을 받을 경우 가격 부담이 크게 줄어 수입차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가격대인 50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는 것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을 통해 불편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무시하려는 '팬덤(fandom)'을 형성했고, 기존 구매자들을 통해 팬덤을 내연기관 차량 소유자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테슬라 모델3 소유자 조사 결과에서도 팬덤 현상을 볼 수 있다. 소유자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모델3를 다시 구매하거나 가족·친구에게 추천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미 추천했다고 답한 소유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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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3 [사진 출처=테슬라] |
무엇보다 팬덤을 형성할 정도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만족할 수준의 품질이나 서비스 개선이 없다면 고객을 '호갱(호구+고객)'으로 여겼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테슬라가 차량 자체 보다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겨냥한 혁신적인 스마트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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