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27일 오전 서울 KIST 국제협력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한국의 알앤디(R&D)를 확립하겠다"며 "(정량적인 평가 일색의) 과거 한국적 R&D 의 문제점을 고치고 과감하게 혁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과학기술이 우리나라를 경제 대국으로 이끌었지만, 고질적인 병폐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나라는 정부 연구·개발과제 성공률이 87%라는 자랑 같은 오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를 위해 도전적 실패를 성과로 인정하고 포상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윤 원장은 "성공률이 낮은 연구에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한다"며 "미지의 영역, 답이 없는 연구, 세계 최초의 연구를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정량평가였던 R&D 사업 평가제도를 정성·다년평가 등 맞춤형으로 전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1년마다 이뤄졌던 연구원의 성과평가도 최대 3년까지 늘릴 예정이다. 윤 원장은 "특허를 예를 들면 특허 출원부터 등록까지 모든 단계마다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평가를 받기 위해 '쪼개기식 특허'를 내는 등 오히려 질이 떨어지는 결과물이 나온다"며 "정량평가를 정성평가로 바꾸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KIST 기술 이전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 연구원과 KIST 연구원이 KIST 내 공동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하는 '링킹랩(Linking Lab)'을 만들 계획도 밝혔다. 윤 원장은 "1년에 약 5개의 연구실을 만들 계획"이라며 "그간 KIST가 기술 이전을 하더라도 사업화 성공률이 굉장히 낮았는데, 기술 이전 과정에서 연구 환경이 변하는 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KIST 내에서 기업 연구인력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사업화 성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윤 원장은 "KIST가 과학기술계에서 차지하는 몫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고 있다"며 "열심히 하는 원장보다는 잘 하는 원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