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큰딸 서민정씨(29)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큰아들 홍정환씨(35)가 19일 가족과 지인들만 모인 가운데 조용한 결혼식을 치렀다.
19일 오후 6시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결혼식은 양가 직계가족과 친구 등 약 4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오후 2시부터 영빈관 입구에는 호텔 직원들과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가며 현장을 통제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 진행된 결혼식인 만큼 하객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에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약혼식에 참석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부부는 이날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라희씨는 홍석준 회장의 친누나로 이부진·이서현 자매와 이재용 부회장은 홍정환씨와 고종사촌 관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19일 오전 베트남 출장길에 오르면서 결혼식엔 불참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속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졌지만 미리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하객 수를 최소화한 것으로 안다"며 "많은 하객이 찾은 약혼식과 달리 결혼식은 직계가족과 지인 몇 분만을 모신 채 소규모로 조용히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민정씨와 홍정환씨의 결혼으로 인해 탄생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황금 혼맥도 주목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범 삼성가인 보광과 사돈의 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미 조선일보와 농심·롯데그룹과도 혼맥으로 이어져있다. 서경배 회장의 부인 신윤경씨는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막내딸이다.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작은아버지다.
서경배 회장의 형인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은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장녀인 방혜성씨와 혼사를 올렸다.
1991년생인 서 씨는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가 6월 퇴사했다. 이후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하고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다. 지난 6월엔 그룹의 핵심인 그룹전략팀으로 옮겨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서 씨는 아버지인 서경배 회장에 이어 아모레퍼시픽 그룹 2대 주주다. 그룹 지분 2.93%를 비롯해 주력 비상장계열사인 이니스프리 18.18%, 에뛰드 19.5%,
홍정환씨는 보광창업투자에서 투자 심사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지주사 BGF 0.52%, BGF 리테일 1.56% 등 친가인 보광그룹 관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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