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관련 회사에 투자해 논란이 된 한국투자공사(KIC)가 언론에는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수익이 나고 있다는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가 이익이라고 주장했던 대마업체 주식의 추정손실은 약 1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시)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자료와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시장에 상장된 대마업체인 캐노피 그로스(Canopy Growth), 오로라 카나비스(Aurora Cannabis), 크로노스 그룹(Cronos Group)에 지난 2년간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가 반토막 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2일 KIC는 나랏돈으로 대마 관련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사회책임투자를 고려했다고 주장하며, 대마업체 주식에서 이익이 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KIC는 투자이익의 근거자료를 요청한 정 의원에게 포트폴리오 정보노출 우려를 이유로 거래내역 공개가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KIC의 설명과는 달리 미국 SEC에는 KIC가 투자한 모든 미국 주식이 분기별로 공개돼 있다.
이에 정 의원이 SEC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KIC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위 3개 종목 중 KIC가 가장 많이 투자한 주식은 캐노피 그로스다. 이 회사는 의료용 대마뿐만 아니라 여가용 대마(Recreational cannabis) 또한 생산하는 업체로 대마 업계의 1, 2위를 다투는 회사다. KIC는 이 업체에 2019년 1분기 중 약 1800만달러(한화 약 200억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공사가 매입한 뒤 주가는 1년 넘게 떨어졌다. 이익이 나고 있다는 KIC의 해명과는 달리 매입 당시 최고 5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는 올해 2분기 기준 16달러로 추락했다.
이같은 정 의원의 분석에 KIC는 그제서야 손실을 인정하는 한편, 전반적인 투자에서 이익이 나고 있기 때문에 개별 종목의 손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KIC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 손실은 한화 약 1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정 의원은 "국가마다 가치관과 사회적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사회책임투자도 그에 맞춰
이어 "KIC 국정감사의 목적은 국민의 세금이 올바르게 투자되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라며 "공사는 국정감사에 성실히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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