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에서 흰색 입자가 발견된 이후에도 문제의 백신을 접종받은 국민이 약 6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독감 백신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된 이달 6일부터 보건당국의 발표가 있던 9일까지 문제의 백신을 맞은 국민이 6479명이었다.
식약처는 이달 6일 오후 2시 경상북도 영덕군 소재 한 보건소 독감백신에서 백색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고, 백신에 대한 긴급 검사, 제조사 현장조사, 콜드체인(냉장유통) 분석,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9일 오후 6시 ㈜한국백신사(社)가 백신을 자진 회수한다고 알렸다.
의원실은 수거검사와 제조사 현장점검 그리고 전문가 자문을 종합할 때, 백색입자로 인한 효과와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식약처의 늑장대응으로 맞지 않아도 될 백색입자 독감백신을 국민이 접종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번 대응은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해 국민적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 독감백신 상온 유통 등 국민께서 '안전'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상황을 감안하여 선제적으로 국민께 알린 후 각종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소상히 국민께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해당 보건소가 제출한 사진만으로는 백색입자의 종류를 알 수 없었고, 그 보건소에 국한된 문제인지 여부를 알 수 없어서 확인 과정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질병관리청이 제출한 자료 분석 결과 ㈜한국백신사(社)가 자진 회수하기로 한 61만5000개의 독감 백신 중 55만6000개를 신성약품이 납품했다고 밝혔다. 신성약품은 독감백신 운송 중 상온 노출 사고로 논란을 빚은 의약품 유통업체다. 이로 인해 정부가 맹물 백신이 됐을 우려가 있는 48만 도스를 수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식약처는 흰색 입자 발생 원인을 백신을 담은 주사기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와 달리 백신 유통 과정에서 백색 입자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특정 원액과 특정 주사기가 만났을 때 생기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백색입자가 발견된 독감백신을 두고 '상한 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밥이 상했는데 탄수화물 양이 똑같은 양이므로 효과는 변함없고 안전하다고 할 수 있나"라고 꼬집했다. 이에 이의경 식약처장은 "국민들께서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는데, 과학자
백색입자가 발견돼 회수된 독감 백신을 접종 후 보고된 이상 사례는 1건 늘어나 총 2건이 됐다. 하지만 식약처는 국소부위 통증 외에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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