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 정기 세일에서 백화점들이 '연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조금씩 풀려가고 있는 소비심리가 추석과 한글날 연휴를 맞아 살아나면서 주요 백화점과 아울렛 매출은 작년보다 큰 폭으로 신장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을 정기세일을 진행한 지난 9월25일부터 세일 종료 하루 전인 이달 10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 매출은 지난해 세일을 포함한 같은기간보다 2%,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14.3%와 9.3%씩 늘었다.
지난 4월 봄 정기세일 매출이 많게는 전년보다 16%나 줄고, 6월말~7월초 진행한 여름 정기세일때 3사 매출이 업체별로 4~10.4%씩 뛴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세일이 이어질 때마다 실적이 조금씩 호전된 셈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치라서 더욱 신장세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가을세일에서 아울렛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롯데백화점의 교외형 아울렛 6곳 매출은 같은기간 27% 뛰었고, 현대 아울렛 역시 올해 문을 연 대전점을 뺀 기존점 기준으로 22.7% 올랐다.
작년 세일과 달리 금번 세일기간에 두 번의 연휴가 포함된 것이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추석 연휴는 총 5일이나 됐지만 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 대신 탁 트여있는 교외형 쇼핑시설을 찾는 사람이 몰린 덕에 추석 연휴가 낀 10월 첫째주 주말(2~4일) 롯데아울렛 매출은 작년보다 58%, 현대아울렛은 39.7% 올랐다. 같은 기간 백화점 3사 매출도 최대 12.2% 증가했다. 특히 추석 특수를 상징하는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역대급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보다 14.7% 늘어 역대 최대치에 달했고, 현대백화점도 같은기간 선물 매출이 13.8% 늘었다.
바로 이어진 한글날(9일) 연휴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가을 세일 마지막 주말이자 한글날이 낀 지난 9~10일 매출이 작년에 비해 37% 급등했다. 앞서 세일 1주차와 2주차 주말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4%씩 오른 것과 비교하면 막판에 판매가 몰린 것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매출도 9~10일 이틀간 작년 대비 각각 27.1%, 25.6%씩 올랐다.
상품 카테고리별로 보면 이번 세일에서는 해외명품 판매가 꾸준한 가운데 스포츠와 리빙용품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세일 기간 신세계백화점에서 신장세가 가장 높은 품목은 생활(리빙) 부문으로 56%에 달했고, 가전이 42.5%로 뒤를 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전통적인 가을철 이사, 혼수 시즌이 명절 특수와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길이 막힌 탓에 면세점에 가지 못한 이들이 대신 백화점에서 명품을 찾으면서 해외명품 매출도 현대백화점이 30.8%, 신세계와 롯데도 각각 30%와 11%씩 늘어나는 등 3사 모두 두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했다.
스포츠와 어린이 관련 제품의 매출이 오른 것도 주목된다. 현대백화점에서 골프의류와 제품부문은 작년보다 36.9% 늘었다. 길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여가로 골프장을 찾으면서 브랜드 매장에서는 세일때 내놓은 저렴한 행사상품 뿐 아니라 올해 가을/겨울(F/W) 시즌 신상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예년보다 빨라진 추위에 자녀를 위한 겨울용 아우터 등을 미리 장만하려는 부모들이 많아지며 아동 패션 매출도 같은 기간 20.4% 늘었다.
백화점 주력 상품인 여성 패션 매출은 롯데백화점에서 세일기간 작년보다 13% 줄며 아직 회복이 안 된 반면, 남성 패션은 14%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세일 결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심스럽지만 조금씩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올해 세일 기간만 놓고 보면 백화점들이 문을 연 날짜는 작년 같은기간보다 하루 적다. 백화점들이 명절 당일(1일)을 포함해 연휴 중 하루까지 총 이틀을 쉬었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영업일 하루가 줄면 매출은 5% 빠진다고 보는게 맞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10% 넘게 매출이 오른 것을 보면 올해 계속된 코로나19 영
이번에 나타난 소비심리 호전 분위기가 다음달 1~15일 열리는 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코세페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기준 코세페 참가 의사를 밝힌 기업은 1000개를 돌파해 지난해 704곳을 이미 넘어섰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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