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품 도매상에도 리베이트 발생?

그간 제약사와 의사 간에 발생하던 리베이트가 도매업체와 병원 사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일부 상급종합병원의 도매업체 운영 실태를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 직접 의약품을 납품할 수 없는 제약사는 도매업체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제약사는 을의 입장에서 도매업체와 납품 계약을 맺게 된다. 도매업체는 이러한 제약사들에게 싼 값에 약품을 공급받고 병원에는 비싸게 팔아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지적이 많았다.
이 의원이 받은 심평원의 '의약품 공급 내역 보고'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상급종합병원에 납품하는 일반 도매업체는 연평균(2017~2019년) 3.5%의 수익을 낸 반면 병원이 49%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도매업체 수익은 무려 연평균 13%인 것으로 나타났다. A병원이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 도매업체는 제약사로부터 상한금액 대비 13.4%의 할인된 금액으로 납품을 받은 뒤 병원에는 할인된 금액 없이 상한금액 그대로 납품하고 있었다. 의약품을 전달만 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거두는 셈이다.
이 의원은 "병원들은 도매업체로부터 약품을 고가에 받더라도 건강보험공단에서 보상받기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라며 "이로써 국민들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 지출 금액만 상승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병원들이 도매업체로부터 받는 리베이트 방식은 최근 교육부 감사에서 지적한 방식과 같이 배당금 형태로 나눠가지는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 비싼 값에 약을 받아 도매업체의 수익을 올리도록 하고 배당으로 돌려받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병원과 도매업체 간 부당 이득은 국민들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 재정 건전성에 큰 위협이 된다"며 "요양기관에서 도매업체를 선정할 때 경쟁입찰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