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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호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8월 국제수지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8월 경상수지는 6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 제공 = 한국은행] |
8일 한국은행은 '8월 국제수지' 통계에서 8월 경상수지 흑자가 65억7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수출·수입 과정 등에서 얼마의 이익이나 손해를 봤는지 집계하는 통계로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한국 경제에 희소식이다. 특히 지난해 8월 흑자(48억6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35%가량 늘었으며 올 4월 일시적 적자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점도 긍정적이다.
경상수지를 구성 항목별로 뜯어보면 마냥 희소식으로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상수지는 △수출과 수입으로 구성되는 상품수지 △여행이나 운송, 지재권사용료 등이 포함되는 서비스수지 △급료 및 임금, 배당으로 구성되는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되는데 이들 전반에서 '불황형 흑자'의 그림자가 짙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수입보다, 서비스 사용료 수입이 지급보다 많은 상황 등에서 발생한다. '불황형 흑자'는 수출과 수입, 또는 수입과 지급 모두 감소하는 경기 후퇴기에 발생한 흑자를 지칭한다.
상품수지를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2.9% 증가한 8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이 외 주력품목은 부진이 컸다. 품목별 수출액은 승용차 및 부품이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한 37억1000만달러, 석유제품은 43.9% 급감한 20억3000만달러, 철강도 15.3% 줄어든 30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그 결과 8월 수출액은 395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10.1% 줄었다. 수출보다 수입은 더 크게 줄었다. 수입액은 지난해 8월보다 15.8% 급감한 35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원유가격이 급락한 영향에 더해 주요국 소비가 부진한 영향으로 차, 석유제품, 철강 등 주요 제품 수출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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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경상수지가 65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료 = 한국은행] |
서비스수지도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객이 급감한 영향으로 개선된 측면이 크다. 통상 한국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 등 지출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는데, 8월 들어서는 적자폭이 줄었다. 8월 서비스수지는 8억달러 적자로 지난해 8월 15억600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특히 여행수지가 9억9000만달러 적자에서 4억7000만달러 적자로 크게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여행지급액이 지난해 8월 19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크게 줄었는데, 이는 출국자 수가 지난해 8월보다 95%가량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흑자폭이 상당폭 줄었는데, 해외 영업환경의 악화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이나 임금, 급료 등의 수취와 지급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 8월에는 20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 8월에는 흑자폭이 6억3000만달러로 69% 급감했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내기업의 해외법인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환경이 나빠진 영향으로 모기업에 송금하는 배당수입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일반적인 '불황형 흑자'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 부장은 "한국 수입액이 절반 가량이 원자재인데 이들의 가격은 올해 1~8월 20.6% 하락했다"며 "수입이 하락한 것은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기에 한국 경제에 부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액은 331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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