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편의점 광고 보고 흡연 시작 가능성 커

국내 청소년들은 편의점 담배 광고와 미디어 흡연 장면을 통해 흡연을 시작할 우려가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지난해 진행한 담배 마케팅 점검 결과 그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 50개 대학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담배 소매점 637곳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99.7%가 담배를 진열·판매했고 94.3%는 평균 22.5개 담배 광고물을 설치했다. 소매점 77.4%에서는 내부 담배 광고물이 외부에서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고 특히 소매점 중 편의점의 92.9%에서는 내부 담배 광고를 외부에서 볼 수 있었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에서는 담배 소매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담배 소매점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해당 법령에 대해 들어봤거나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6.8%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담배 회사의 마케팅이 흡연에 대한 호기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나왔다. 대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담배 광고나 판촉을 본 응답자 중 20%가 '담배 판촉 경험 이후 흡연 호기심이 생겼다'고 답했고 4.8%는 '실제 담배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담배회사가 주최·후원하는 행사(운동경기·음악회·패션쇼)나 사회공헌활동(캠페인·성금지원)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경우에는 응답자 중 각각 23.6%와 25.0%가 '흡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고 답했다.
미디어와 유튜브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 노출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지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드라마 23개, 영화 67개, 웹툰 41개, 담배 관련 유튜브 영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개 매체 모두 담배 제품이나 흡연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특히 웹툰에서 가장 빈번했다. 주요 포털사이트(네이버·다음)에 연재된 41개 웹툰(총 연재편수 9384편) 중 29개(70.7%)의 202편(9.4%)에서 담배가 나오거나 흡연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유튜브에는 담배 제품 구매나 사용 방법 등을 제공하는 영상이 많았다. 이 가운데 97.6%(537개)는 전체이용가로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었고 만 18세 이상 등급은 2.4%(13개)에 불과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법적인 담배 광고에 대한 시정 조치와 지도·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현재 법률상 담배 광고가 외부 노출되는 게 불법임을 몰라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없도록 올해는 일단 충분히 계도하고 내년 1월부터는 불법 사항이 시정될 수 있도록 점검하겠다"며 "소매점 내 담배 광고 시 해당 담배 광고와 동일한 규모로 금연 광고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담배 광고 제한을 강화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