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은 가장 흔한 형태의 관절염으로 80세 이상 인구의 80%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증상이 시작되면 연골부터 파괴되기 시작해 결국에는 연골을 둘러싼 힘줄, 근육 등 관절을 이루고 있는 모든 조직이 파괴되고 변형되는데, 현재까지는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완전한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오래 유지해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는 12일 세계 관절염의 날을 앞두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는 "인구 고령화와 비만 증가에 따라 골관절염 발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완치는 되지 않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려는 노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최근 5년사이 15%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 352만 9,067명에서 지난해 404만 2,159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진료환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272만 4663명으로 남성의 131만 7496명보다 2배이상 많았다.
골관절염은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에서 증상이 시작된다.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는 무릎, 고관절, 손가락 관절, 경추와 요추다. 이중 무릎 관절이 전체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침범된 관절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통증과 관절의 강직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통증은 주로 간헐적으로 나타나는데, 계단을 오르내릴 때, 앉았다 일어설 때 심하다. 강직은 초기는 조조강직으로 시작되는데, 지속시간은 30분을 넘지 않는다. 병이 진행되면 통증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관절운동의 제한, 관절 변형이 나타나게 된다.
골관절염 진단은 보통 환자의 병력과 증상, 신체검사와 영상검사 소견을 종합해 이뤄진다. 특히 다른 관절염과의 감별진단이 중요한데, 특히 손 골관절염은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아 감별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송란 교수는 "강직의 지속시간은 골관절염의 경우 아침에 주로 30분 이내로 짧게 나타나고, 저녁에도 나타나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침에만 1시간 이상 지속된다. 또 골관절염은 관절에 부종이나 열감이 잘 관찰되지 않고 관절이 딱딱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부종이나 열감이 있고 관절이 말랑말랑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골관절염은 노화 현상 중 하나로, 진행을 완전히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양한 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유지한다면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치료는 비약물 치료와 약물치료, 수술치료로 크게 나뉘며 증상이나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하게 복합적으로 이뤄진다. 약물치료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로 약제 부작용에 주의하여 사용한다. 이와 더불어 글루코코르티코이드나 히알루론산을 이용한 주사도 도움이 된다. 송란 교수는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기능장애가 발생하면 수술치료를 고려하는데 관절 상태, 인공관절 수명을 염두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먼저 골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무리한 관절 사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관절에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도구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필요하다면 그러한 도구들을 이용하더라도 가능한 관절에 직접적인 무리가 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바닥에 앉지 않고 의자에 앉는 것, 장기간 걷거나 서지 않는 것, 무거운 것을 들지 않는 것 등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생활 속 행동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과중한 체중은 무릎 관절, 엉덩이 관절, 발목 관절에 과한 스트레스를 주어 골관절염을 악화시키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영, 걷기 등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지속해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골관절을 예방한다. 만약 골관절염이 진행해 관절 변형이 된 상태라면 지팡이, 목발 등의 기구를 이용해 관절에 가해지는 2차 충격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골관절염을 늦추는 건강수칙>
1. 바닥보다는 되도록 의자에 앉도록 노력한다
2. 장시간 걷거나 서지 않으며
3. 무거운 것을 무리해서 들지 않는다
4. 과중한 체중은 관절에 스트레스를 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
5. 수영, 걷기 등 꾸준한 운동으로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
6. 골관절염이 진행됐다면, 지팡이나 목발을 이용해 2차 충격을 예방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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