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 발표 이후 개인투자자가 LG화학 주식 6천억원 이상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사에 대한 개미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사안이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늘(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가칭 LG에너지솔루션)로 만드는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17일부터 최근(지난달 29일)까지 개인은 LG화학 보통주 총 6천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17일 이래 9거래일간 개인은 504억원을 순매수한 지난달 23일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8거래일에는 LG화학을 계속 팔았습니다.
이처럼 개인이 매도에 나선 것은 LG화학의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이 빠져나가면 기존 주주는 배터리 사업 성장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한 투자자는 청와대에 분사를 막아달라며 올린 국민청원에서 "세계 1등인 LG화학 배터리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다"며 "배터리가 빠진 사양산업 화학회사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물적 분할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 후 상장해도 우리는 신주를 받지 못한다"며 "이는 방탄소년단의 성장성을 보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는데 방탄소년단이 탈퇴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분사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 분위기여서 분사안의 주총 통과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 분할은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통과됩니다.
LG화학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모기업 LG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화학 지분(지난 6월 말 기준)은 2천355만5천760주로 총 발행주식수 6천893만9천926주(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제외)의 34.1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총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확보에는 문제가 없지만,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표 획득이 관건입니다.
만약 이번 주총 참석률이 51.25% 이하일 경우 LG 측 지분만으로도 참석 주주의 3분의 2를 넘겨 분사안이 무난히 통과됩니다.
하지만 LG화학에 따르면 지난 3월 정기주총 당시 참석률은 76.4%여서 이번 주총 참석률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LG 측 지분에 더해 약 1천100만주 이상, 지분율로는 약 16%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해집니다.
LG 측 지분 외 나머지는 국민연금이 10.20%(702만9천720주), 1% 미만 보유 소액주주가 54.33%(3천745만3천428주)를 각각 갖고 있어 LG화학은 국민연금과 400만주 이상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셈입니다.
또 LG화학은 주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해 주총 참석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획득에 필요한 주식 수가 더 많아져 통과가 어려워집니다.
이와 관련해 자산운용사 등 LG화학 보유 기관들은 분사안의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평가하는 등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어 이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분사와 관련해 LG화학에 주주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주총에서 의결권을 어느 방향으로 행사할지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