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줄면서 올해 3월 반월 국가 산업 단지의 한 공장이 자물 쇠로 잠겨있다. [이충우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올해 빚은 커녕 이자도 못갚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거라는 한은의 경고가 나왔다. 기업과 가계가 앞다퉈 빚을 늘려 민간 빚이 GDP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선 가운데 영업타격이 심각한 업종을 중심으로 금융권의 위험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경고도 담겼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한 결과, 올해 외부감사 대상기업 중 한계기업이 5033곳까지 늘어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계기업은 영업 활동으로 이자비용도 지급하지 못하는 기간이 3년 연속 이어진 기업을 지칭하는데, 5033곳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숫자다.
↑ 코로나19 여파로 영업활동을 해서 빚도 못 갚는 기업(한계기업)의 숫자와 이 기업에 대한 대출이 큰 폭으로 늘 거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자료 = 한국은행]
한은은 외감기업 중 한계기업이 2018년 3236개(14.2%), 2019년 3475개(14.8%)에서 올해 5033개(21.4%)로 크게 뛸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도 2018년 105조원, 2019년 116조원에서 올해 176조원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 영향으로 한계기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여신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은 한계기업에 대한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손실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영업여건이 악화된 영향으로 기업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2분기 기업신용은 2080조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대비
182조원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지난해 2분기 101.9%에서 108.6%로 높아졌다. 한은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의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