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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연휴기간 '밀키트(Meal kit)'란 단어만 알면 더 이상 집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일반 가공식품과 달리 밀키트 제품은 간편하면서도 동시에 '신선함'이 특징이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밀키트 매출 신장율은 전년 동기간 대비 238.8%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기나긴 장마가 이어진 7~8월의 전년 동기간 대비 매출 신장율 114.2% 보다 높은 수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거치며 안전하고 간편하게 맛있는 집밥을 즐기고자 하는 고객의 수요가 지속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요리를 처음 배우거나 잘 못하는 요리 초보자인 소위 '요린이(요리+어린이)'들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덕분이다.
이날 이마트는 외식업계의 마이다스의 손 '백종원 대표'와 손잡고 '매콤 제육 비빔면 밀키트'와 '맑은 국물 파육개장 밀키트'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와 백종원 대표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과다재고였던 바다장어 소비촉진을 위해 '바다장어 무조림 밀키트'를 개발, 판매해 5만5000여팩을 완판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번에 정식 출시하는 2가지 상품도 국내 농축산물의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산 돈육과 농산물을 주재료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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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의 총괄 셰프의 레시피로 식재료가 반(半)조리된 상태로 포장돼 있다. 간단히 볶거나 굽기만 하면 음식을 완성할 수 있다. 파스타 면도 끓인 후 진공 포장돼 소스·식재료 함께 볶기만 하면 된다.
롯데마트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 점에서 추석 당일인 10월 1일 까지 '요리하다' 가정간편식을 비롯한 다양한 간편식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밀키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프레시지다. 국내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70%) 업체인 프레시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판매된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3배이상(23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도 지난해 711억원에서 올해 1700억원으로 2배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약 300종에 달하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 프레시지의 강점으로 꼽힌다. 앞서 프레시지는 올해 4월 경기 용인에 8000평 규모의 HMR 공장을 설립했다. 기존에 흩어져있던 소규모 설비들을 한 데 모아 전처리 야채, 샐러드, 육류, 소스, 반찬 등 7가지 유형의 식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밀키트 제품의 경우 하루 최대 10만개까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연매출로 환산하면 65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전체 식재료의 90%를 국내산 농산물만 사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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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해 간편식 라인업도 지속 확대한다. 이달 초 론칭한 '더이지(the EASY) 밀키트'가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더이지 밀키트는 기존 메뉴의 맛과 신선함은 유지하되 조리 시간과 가격을 절반 넘게 줄인 제품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야채 육류 등 식재료를 초저온에서 급속 냉동시켰다는 점이다. 식품의 세포막을 파괴하지 않는 설비로 재료 본연의 맛과 영양소를 보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밀키트 브랜드 '쿡킷'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쿡킷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제품 판매량은 월평균 20%씩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전문 셰프들이 매달 신메뉴를 8개씩 선보인다는 점, 농산물을 품목별로 특화된 온도에서 관리한다는 점, 야채의 호흡량 조절을 위해 특수 포장재를 사용한다는 점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소고기버섯듬뿍잡채, 소고기육전과 모둠전, 돼지고기 맥적구이 등을 밀키트로 준비했다. CJ더마켓에서는 떡갈비와 동그랑땡 등을 최대 55% 할인된 가격
한국야쿠르트의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의 밀키트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잇츠온의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43억원에 이어 올해 1~8월에만 51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SPC삼립과 삼성웰스토리도 밀키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김기정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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