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1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전지사업부문을 분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존 주주 등이 모여있는 토론방 등에서는 '개미'들의 성토 글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특히 배터리 부문이 LG화학에서 빠져나갈 경우 알맹이가 완전히 빠져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노성 글이 상당수였다. 일부 네티즌은 "여태껏 배터리 때문에 주가가 올랐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분사방식은 물적 분할이 될 가능성이 큰데 이는 LG화학이 분사하는 전지사업부문 지분 100%를 소유하는 형태다. 이 같은 글이 계속 올라오는 것도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황금알'로 분류되는 전지사업부문 신설법인 주식을 한주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네티즌은 "회사 입장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시설 자금 10조를 마련할 방법은 IPO(기업공개) 뿐이다. 단지 기존 주주들에게 어느 정도 보상을 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LG화학의 수주 잔액은 150조원에 달한다. 대대적인 시설투자가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다소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의 물적 분할은 주주가치에 변화가 없을 것이며 주가하락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년간 투자자들과의 소통했고, 전지사업 분할 가능성도 꾸준히 언급했다는 것도 근거로 들며 긍정적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동시에 이번 조치가 향후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전지사업부가 경쟁기업대비 적정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을 받을 수 있다"면서 "물적 분할 이후 전지사업부 상장 등 유동화를 통한
증권가는 이같은 소식이 들려온 이후에도 목표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날 미래에셋대우 목표주가는 105만원, 하나금융투자 1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100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바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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