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유력한 후보로 꼽혀온 윤 회장이 예상대로 어제(16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 3년간 더 KB금융을 이끌게 됩니다.
선우석호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장도 이날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의 성공적인 M&A, 디지털 금융혁신,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철학과 소신 등을 높이 평가하며 "윤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 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윤 회장 재임 기간 KB금융은 탄탄한 경영성과를 냈습니다.
KB금융의 자산은 취임 첫해인 2014년 308조 원에서 올해 상반기 570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2017년에는 그룹 설립 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3조 원을 달성했고, 국내 금융지주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3조 원대의 순이익을 이어갔습니다.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도 두드러집니다.
LIG손해보험(2015년), 현대증권(2016년), 푸르덴셜생명(2020년) 등을 차례로 인수했습니다.
취임 이전 경쟁사인 신한금융에 비해 크게 낮았던 시가총액은 2017년 이후 금융사 최고 수준으로 올라 현재 신한금융과 선두 자리를 두고 경합 중입니다.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사태도 비껴가는 등 리스크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는 평가입니다.
윤 회장이 KB금융에 합류한 것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인 2002년입니다.
광주상고 졸업 후 1973년 외환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주경야독으로 1980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성균관대 학사, 서울대 석사, 성균관대 박사 학위도 받았습니다.
KB금융에서는 재무·전략·영업 등을 두루 경험하며 국민은행 부행장, KB금융 부사장 등을 지내다 2014년 11월 KB금융의 수장이 됐습니다.
다만 KB금융을 이끄는 동안 만든 성과가 윤 회장 체제에서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기반으로 가능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주인 없는 금융사에 회장 장기 집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윤 회장의 향후 과제로는 올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의 안정적인 안착이 꼽힙니다.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일정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지주와 벌이고 있는 리딩금융그룹 경쟁도 시장의 관심사입니다.
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점차 커지는 금융위험 요인들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지, KB금융그룹을 포함한 기존 금융그룹 앞에 성큼 다가선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등과의 이중삼중의 경쟁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도 윤 회장 차기 임기에 놓은 중대 도전들입니다.
노조와의 관계 정립도 부담입니다. KB금융 노조는 노동조건 악화, 직원 보상 관련 의식 부족 등을 주된 이유로 들어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우리사주
금융정의연대 등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윤 회장의 채용비리 개입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그의 3연임 반대 뜻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서울남부지검, 서울고검, 대검찰청은 윤 회장에 대해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