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세계지식포럼 개막연설장에서 테리사 메이 전 영국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연설장에서 테리사 메이 전 영국총리가 현장에 참석한 한 한국인에게 각별한 반가움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메이 총리 재임 당시인 2016년 8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공사로 활동하다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 힘)과 조우한 것이다.
태 의원은 당시 공사직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기 직전 망명을 결심하고, 영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으로 넘어온 역대 최고위급의 북한 외교관으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가 영국에서 제3국인 독일을 거쳐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영국와 미국의 정보기관이 투입되는 등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첩보전이 전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연히 영국 영토에서 그의 망명을 허가한 이가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다. 당시 현지매체 보도를 보면 영국 정부는 태 공사에게 망명지를 어디로 정해도 좋다는 '백지수표'를 제시했고, 그는 주저없이 한국행을 선택했다.
또한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태 공사는 메이 총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서신을 작성해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같은 그의 극적인 망명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메이 전 총리를 상대로 태 의원은 이날 "북한에서 공사로 재직했던 내가 지금 한국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말로 사의를 표했다.
↑ 16일 세계지식포럼 개막식 현장에서 테리마 메이 전 영국총리에게 질문하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재훈 기자] |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촉진하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과 그 반대로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타나기 전까지 제재를 유지하는 방안 중 어떤 것이 옳은지에 대한 메이 전 총리의 견해를 물은 것이다. 이에 대해 메이 전 총리는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대북 경제 제재에 대한 영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의미 있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재 해제 시점 역시 검증가능한 비핵화
아울러 메이 전 총리는 "북한문제 전반에 대해 나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며 현 정부의 관계개선 노력에 신뢰를 보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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