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확진을 받고 이후 14일까지 총 22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진 대전 A 환자는 현재 방역체계와 행정체계의 미숙함이 불러온 전형적인 사례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수퍼전파자인 대전 A 환자는 이달 7일 오후에 당일 동구 소재 모 의원 진료를 받은 후에도 계속되는 인후통으로 인근 내과에 내원했다. 이에 해당 내과에서는 폐렴 진단 하에 X-레이 촬영 후 충남대병원으로 신속히 전원하여 8일 오전에 코로나 19로 확진됐다. 그 이후 9월 14일 현재까지 A 환자로부터 감염된 인원은 논산 B 환자를 포함해서 대전 C 환자까지 총 22명에 달한다.
한 개원가 관계자는 "A 환자가 의료기관간의 긴밀한 협력체계에 의해 신속히 확진되고도 6일간 총 22명의 수퍼전파가 발생된 원인에는 현행 방역체계와 행정시스템의 문제점이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확진 환자에 대한 동선 공개를 통해 추가 전염을 방지하는 것은 방역체계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동선 공개는 주로 의료기관 위주로만 공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CCTV가 설치되어 있고, 내원 환자의 인적사항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영상 확보와 접촉자의 개인 정보를 관할 보건소와 시청과 공유해서 신속히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감염자의 근무지와 추가 동선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음으로써 방역시스템 자체가 추가감염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 된다. A 환자가 운영하는 식당을 확진된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접촉자를 찾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그 결과 A 환자의 확진 이후 이틀 동안 접촉자 중에서 2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 같은 방역체계는 현재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지역 의료기관과 의료인에게 예상치 않은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대전 유성의 성애의원과 동탄 드림병원이 폐업에 이르게 한 원인이 지역의료기관과 보건소 간의 긴밀한 협조체계의 부재와 감염자 동선 공개과정에서 최초 진단기관 의료기관이 구분 없이 포함되어 지역사회에 불필요한 편견과 불신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바"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고 이번 A 환자의 확진과 사후 방역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 함께 최초의 진단 의료기관을 감염자 동선에서는 단순 동선으로 명기하고 추가 동선은 밝히지 않는 현행의 행정체계는 효과적인 방역체계를 역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모든 의료기관은 감염자와 접촉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를 설치하고 있어 추가감염자를 수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감염자의 지역 내 구체적 동선을 신속하게 밝히지 않음으로써 A 감염자의 사례는 앞으로도 더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 있는 의료인이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여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하려고 보건소에 건의하면 항상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따른다는 일관된 답변이 자동응답기처럼 반복된다고 한다. 9월 12일부로 승격된 질병관리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담당자와 직접 통화는 거의 불가능했으며, 콜센터를 통해서는 "만약에 행정적인 개선을 원하면 국민 신문고에 올려서 건의하라"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이제는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질병으로서 우리의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방역에 최일선에 서서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질병관리청과 지역 보건소 그리고 지역 의료체계간의 이와 같은 불소통은 현 위기의 극복 뿐만 아니라 제 2의 코로나에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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