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리튬-황 배터리를 활용한 무인기 비행 시험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황 배터리를 활용한 비행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친 LG화학은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전기차 시대에 이어 도래할 전기비행기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성층권 환경에서 비행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AV-3는 고도 12㎞ 이상 성층권에서 태양 에너지와 배터리로 오랜 시간 날 수 있는 소형 비행기다. 날개 길이 20m, 동체 길이 9m 크기로 날개 위 태양전지판으로 충전을 하며 낮에는 태양전지와 배터리 전력으로 비행하고 밤에는 낮에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으로 비행한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 항공센터에서 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후 약 13시간 동안 비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고도 22㎞를 비행해 무인기 기준 국내 최고 고도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는 게 LG화학 설명이다. 국내에서 리튬-황 배터리로 비행 테스트를 진행한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이번 비행 테스트를 통해 리튬-황 배터리의 안정적인 성능을 확인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벼워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1.5배 이상 높다. 때문에 장기 체공 드론은 물론 개인용 항공기 등 전기비행기 핵심부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까지 있어 세계 각국에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리튬-황 배터리는 지난 6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회동 당시 양사간 배터리 협력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 바 있다.
LG화학은 리튬-황 배터리를 앞세워 향후 도래할 전기비행기 시대의 배터리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성능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추가로 시제품을 생산해 수일 이상의 장기 체공 비행 테스트에 나서는 한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더욱 높여나갈 예정이다. LG화학은 에너지 밀도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2배 이상인 리튬-황 배터리를 202
노기수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비행 테스트를 통해 고 에너지 밀도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향후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 집중해 세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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