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 서울회생법원] |
4일 서울회생법원 개인파산 통계에 따르면 파산 신청인의 70.7%가 5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채무 총액을 기준으로 봤을 때 5000만원 이하는 26.4%, 1억원 이하는 51.9%로 각각 나타났다. 비교적 소액 채무로도 파산에 내몰리는 중장년층이 많다는 것이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10억 이상 고액 채무자의 비중은 5.33%에 불과했다.
소득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한 달 수입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채무자가 76.9%였다. 월 수입 150만원 이하 채무자를 포함하면 88.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의 월 수입 중간값은 58만원으로 나타났다. 파산을 신청한 채무자 가운데 동거가족이 없는 경우도 59.9%로 60%에 육박했다. 31.8%는 이혼 경험을 갖고 있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장년층의 파산은 어려운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의 사정을 반영한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이들의 사정이 더욱 악화됐을 걸로 보고 있다.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라 타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중·장년층의 파산에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료 = 서울회생법원] |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는 파산 신청인들과 나이와 소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352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령별로 30세부터 49세까지 비율이 62.9%로 나타났다. 비교적 근로를 통해 수익을 얻기 쉬운 나이의 채무자는 파산보다 회생을 더욱 선호하는 셈이다. 월 소득 중위값도 191만원으로, 파산을 신청한 채무자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개인회생 신청인의 경우, 법원에 제출된 변제 계획안에 기록된 채무에서 실제 변제가 이뤄진 것은 39% 였다.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54·사법연수원 21기)는 "예상보다 개인회생 절차에서 실제 변제 비율이 더 높았다"고 했다. 이어 "회생절차를 밟기 위해 생계비를 최대한 줄여 많은 금액을 변제할 수 있도록 변제계획안을 제출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 [자료 = 서울회생법원] |
코로나19 사태를 제외하더라도 노년층 파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외에서 의료비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노년층이 파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