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8.5% 늘어난 555조8000억원으로 짰다. 내년 총수입(483조원)보다 72조8000억원을 더 쓰는 사상 최대 규모 '적자 예산'을 편성했다. 나랏 빚이 크게 늘면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9.8%에서 46.7%로 뛸 전망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불가피한 '초팽창 예산'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눈덩이 적자와 국가채무급증이 나라살림을 짓누를 전망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어 '2021년도 예산안'과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해 3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내년 총지출은 555조8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 대비 8.5%(43조5000억원) 늘었다. 올해 본예산에 1~3차 추경까지 더한 액수(546조9000억원)보다도 1.6%(8조9000억원) 더 많다. 내년 지출이 국세 등 총수입(483조원)을 72조8000억원이나 초과하는 사상 최대규모 '적자예산'이다. 정부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을 통합 관리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적자 예산안을 짠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작년에는 513조5000억원을 지출예산으로 편성했는데 수입은 482조원으로 31조5000억원을 더 쓰는 적자예산을 편성했다.
내년 국세 수입은 282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조2000억원(3.1%)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법인세·부가가치세 등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국세 수입 감소는 2013년 이후 작년에 이어 두번째다.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대폭 늘어난다.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89조7000억원"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로부터 660조2000억원(2017년)의 빚을 물려받은 문재인 정부는 1000조원(2022년 1070조 추산) 이상의 빚을 다음 정부에 넘겨주게 된다. 우리나라 인구를 대략 5000만명을 잡으면 1인당 빚은 2000만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내년 총 지출 예산중 가장 많은 200조원을 보건·복지·고용분야에 투입한다. 올해 예산보다 10.7% 늘어난 수치다.
전국민고용보험 등 사회보험확대와 함께 문재인 케어, 장애인·농어민 등 취약계층 보호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늘린다. 한국판 뉴딜 사업에 21조3000억원 예산을 투자한다. 소상공인 지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냄은 물론 코로나 이후 경제·사회구조의 대전환을 대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재정은 경제위기시 국가경제, 국민경제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2021년 예산이 그런 골든타임을 커버하는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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