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해외 의존하던 `천연가스 액화 공정` 개발 성공

↑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왼쪽)과 대런 레스코스키 ABS 사업개발 임원(오른쪽)이 LNG 액화기술 인증서 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미국 선급 ABS로부터 자체 개발한 '천연가스 액화공정(Natural Gas Liquefaction Cycle)'에 대한 상세 설계 인증(Detailed Design Approval)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8년 독자적인 천연가스 액화 공정 개발에 나서 3년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이전까지는 천연가스 액화공정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에 의존하면서 기술료와 장비 선정 제약으로 인한 비용을 부담해왔지만, 앞으로 인증 공정을 이용하면 해당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독자적인 액화 공정 설계를 할 수 있게 돼 설계·구매·시공(EPC) 회사로서의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천연가스 액화공정은 상온에서 냉매를 이용해 기체상태의 천연가스를 영하 160도 이하로 냉각해 액화시킴으로써 보관·운송을 가능하게 하는 LNG(액화천연가스) 관련 핵심 기술이다. 액화 과정에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해 미국, 호주 등 해외 일부 엔지니어링 회사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인증받은 천연가스 액화 공정은 메탄(CH₄)과 질소(N₂)를 냉매 가스로 활용하고 팽창 공정의 세분화와 냉매 양의 최적화를 통해 기존 가스 팽창 액화공정 대비 1t의 LNG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소모를 최대 13%까지 낮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 2018년부터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수주·건조에 나선 결과, 세계에서 가장 먼저 FLNG를 건조했고, 건조 실적도 3기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면서 "특히 이번 독자 기술의 인증으로 당사의 LNG 분야 기술자립이 고도화되고 설계·구매 비용을 최적화해 LNG 밸류체인 제품의 수주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매튜 트램블레이(Matthew Tremblay) ABS 글로벌 해양 사업 담당 대표는 "삼성중공업의 액화 공정 개발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안전성, 효율성, 환경친화성 등 LNG 기술 선진화를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전무)은 "삼성중공업이 업계 최초로 LNG 액화 공정기술을 자립화한데 의미가 있으며 해양개발 설비의 핵심인 탑사이드 독자 설계 능력을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에서 FLNG까지 확대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