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중개업소를 찾는 고객이 뚝 끊겼고, 집주인과 세입자들이 집 보여주기를 꺼려 거래가 더욱 위축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과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최근 매수세가 약해졌는데, 코로나가 다시 덮치자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못 잡은 집값을 코로나가 잡게 생겼다"는 말도 나옵니다.
오늘(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고가 매물만 나와 있어 거래가 뜸한 상황인데, 코로나19 영향이 더해지면서 냉랭한 분위기입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H 공인 대표는 "지금 또 코로나 때문에 난리다. 2∼3월에도 코로나가 무서워서 집을 못 보여주겠다고 해 거래가 뚝 끊겼었는데, 다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그러잖아도 요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였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이런 분위기가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초구 반포동 H 공인 대표는 "매매나 전세나 물건이 별로 없는데 코로나로 조금 있던 문의도 거의 끊긴 상황"이라며 "어쩌다 손님이 상담하러 들어와도 서로 마스크를 쓰고 얘기하다 보니 답답하고 집도 보여주기도 어려워 거래가 잘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비교적 거래·문의가 활발했던 지역들도 최근 들어 분위기가 조용해졌습니다.
마포구 아현동 H 공인 대표는 "지난 주말에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매물을 보러 가려고 집주인에게 전화했더니, 젊은 부부가 집에 아이가 있다며 다음에 왔으면 좋겠다고 해 발길을 돌렸다"며 "요즘 분위기가 워낙 그래서 차마 계속 집을 보자고는 못 하겠더라"고 했습니다.
그는 "최근에 이사를 준비하는 분 중에는 이사하면서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것도 걱정된다며 고민하는 분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성동구 행당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주말에 집을 보러 가기로 했던 약속 3건이 모두 취소됐었다"며 "코로나 때문에 이번 주는 물론 앞으로 2∼3주 동안은 집 보러 가는 건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노원구 상계동의 D 공인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집을 잘 안 보여주는데, 인터넷 불로그 등에 올라온 정보를 참고하고, 젊은 사람들은 휴대폰 동영상으로 집 구조를 찍어 보내줘 이걸 보며 상담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도·강'(노원·도봉·관악구)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은 9억 원 이하 아파트를 찾는 30대, 신혼부부 등이 여전히 몰리며 코로나 여파에도 가격 상승세는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노원구 공릉동 효성화운트빌 99.92㎡(전용면적)는 지난달 25일 8억7천500만 원(8층)에 신고가로 매매가 이뤄졌습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59.58㎡ 역시 지난달 17일 7억9천500만 원(15층)에 신고가로 매매 계약서를 써 한 달 전과 비교해 1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품귀를 빚고 있는 전세 시장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거래가 더 어려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새 임대차 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세가 정말 귀해졌는데, 코로나 우려로 집주인이 집을 내놓아도 세입자가 집 보여주기를 거부해 거래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재건축조합들도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느라 고민이 깊습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넓은 공간에 자동차를 타고 와서 내리지 않고 진행하는 방식의 '드라이브스루' 총회는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던 지난 4월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이 처음으로 진행하면서 주목받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