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들여온 상품 판매 수익을 바탕으로 매출 기준 제약업계 1위로 군림해온 유한양행이 최근 3년 사이 잇따라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유통기업에서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자체 개발한 위장관 질환 치료 후보물질 YH12852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개발·상업화할 권리를 모두 4억1050만달러(단계별 마일스톤 포함)를 받기로 하고 넘기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으로 200만달러어치의 프로세사 지분을 받는다.
지난 2018년 7월 퇴행성디스크 치료 후보물질을 스파인바이오파마에 총액 2억1815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한 걸 시작으로 유한양행은 3년여동안 모두 5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 규모는 모두 35억3865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두 번째 기술수출 계약은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폐암 치료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총액 12억550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넘기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에는 최근 의약품 연구·개발(R&D)의 유망 분야로 떠오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 2개를 각각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그러나 첫 기술수출 성과를 내기 전까지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의 대형 품목을 도입해 매출 규모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도 유한양행의 전체 매출 중 상품 매출의 비중은 56.34%에 달한다. 상위 제약사 중 먼저 기술수출 성과로 주목받은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상품 매출 비중은 9.27%에 불과하다.
유한양행의 체질을 도입의약품 판매에서 R&D로 빠르게 바뀐 중심에는 내년 3월 퇴임을 앞둔 이정희 사장이 있다. 지난 2015년 취임한 이 사장이 회사의 R&D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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