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에서 논술을 가르치는 강사 48살 김 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올해 1학기에는 수업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달 학교 측은 9월부터 방과 후 학교를 재개한다며 김 씨에게 수업 계획서를 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개학 직전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최근 학교로부터 "9월에는 수업을 하기 어렵게 됐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잠정 연기라고 했지만 언제 재개될지, 올해 시작은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 씨는 "1학기 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혀 수업이 없다가 2학기에는 재개한다고 해 기대했는데 다시 일을 못 하게 돼 막막하다"고 말했습니다.
오늘(20일) 민주노총 방과후강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울 시내 600여 개 초등학교 중 올해 1학기에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한 곳은 10곳도 안 됩니다. 대부분 학교는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 등교·원격수업 병행 등을 겪으며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면서 일부 초등학교는 9월부터 방과 후 학교를 재개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수요 조사를 하고, 강사들과 구두 계약 후 수업 계획서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학 시점에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퍼지자 서울 대부분 학교가 방과 후 학교 재개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7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된 한 방과 후 학교 강사 인터넷 카페에는 수업 취소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방과 후 학교 운영이 다시 어려워지면서 강사들의 어려움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반년 넘게 일을 하지 못하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이들도 많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강사 최 모 씨도 9월부터 방과 후 수업을 다시 맡기로 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학교 측으로부터 수업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최 씨는 "학교에서 '올해는 방과 후 수업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면 다른 아르바이트라도 구해 볼 텐데 3월부터 계속 연기만 되고 있으니 다른 일도 못 하고 답답하기만 하다"며 "고용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다 보니 정부와 서울시에서 준 지원금 외에는 다른 수입이 없어 생활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방과 후 학교 강사 노조는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에 수업 재개 및 생계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방과 후 강사 노조의 김경희 위원장은 "1학기에는
김 위원장은 "우리도 엄연히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육 노동자이지만 7개월간 수업을 못 해도 교육부나 교육청으로부터 어떤 현실적인 도움을 못 받고 있다"며 "노동권을 보장하고 고용보험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