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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 녹번동 일대 빌라단지 전경. 최근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이 다세대·연립 주택 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7월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건수는 총 7008건에 달한다. 이는 2008년 4월(7686건) 이후 12년 3개월만에 최대치다. 앞서 올해 상반기 월평균 서울 다세대·연립 매매거래량은 4550건에 불과했다. 더욱기 7월 계약분은 신고기한(30일)이 아직 열흘 이상 남은 상태라 매매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세대주택은 개별분양이 가능한 공동주택 중에서도 1개동 바닥면적의 합(연면적)이 660㎡이하인 4층 이하 주택을 가리킨다. 층수는 같지만 1개동 연면적이 660㎡를 초과하면 '연립주택'으로 구분된다. 흔히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을 통칭해 흔히 '빌라'라고 표현하며 가격대가 대부분 2억~3억원대(투룸 기준)라 서민들이 주로 거주한다.
서울 안에서도 강서구 화곡동 다세대·연립주택이 651건으로 지난달 가장 거래가 많았다. 화곡동은 대단지 아파트가 많지 않은 대신 다세대·연립 주택이 많고 5호선 라인을 끼고 있어 여의도 및 도심 출퇴근 서민층 수요가 두터운 편이다. 올해 7월 거래된 651건을 분석해 보면, 평균 전용면적 41㎡에 매매가는 2억1371만원이었다. 화곡동 까치산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2012년 이후 신축된 빌라는 엘리베이터도 있어 방 2개 신축빌라는 2억5000만~3억원대 가격이 형성돼있고, 구축빌라는 2억원 초반대다"라며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빌라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 뒤를 이어 양천구 목동(264건), 구로구 개봉동(177건), 동작구 상도동(172건), 양천구 신월동(166건) 관악구 신림동(153건) 은평구 녹번동(141건) 등 순으로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상위 거래가 많았다.
실수요·투자 수요가 몰리며 다세대·연립주택 가격도 덩달아 오름세다. 방 2개(전용 30~40㎡)빌라가 1000만~2000만원 가량 오르는 것은 예삿일이다. 동작구 상도동 강성하이츠 전용 47㎡는 지난 3월 1억4500만원에 팔리던 것이 6월 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심지어 송파구 삼전동 월드컵파크빌 전용 68㎡은 지난달 3일 4억1000만원에 거래된 뒤 같은 달 23일 10%가량 뛴 4억53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5월 잠시 소폭 하락(-0.02%)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8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상승폭은 0.15%로 6월(0.06%)대비 2.5배였다.
정부의 규제정책도 아파트·빌라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 지난 6·17대책에서 정부가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했으나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여전히 전세 대출을 통한 '갭투자'가 가능하다. 또 7·10대책에서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지만,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은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투자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도 크다. 개봉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신축 빌라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 갭이 2000만~3000만원밖에 되지 않아 장기 투자 문의가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공급대책에서 주목받는 공공재개발도 빌라 투자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빌라를 소유하고 있으면 공공재개발시 입주권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주관한 '공공재개발 2차설명회' 땐 성북1구역 조합원들이 "공공재개발 입주권을 받기 위해 빌라를 짓고 쪼개기 분양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선정시때부터 '건축행위제한'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시행사 관계자도 "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매매가가 치솟다보니 다세대·연립 수요가 늘고, 다세대·연립주택에 원래 살던 서민들이 임대료 부담에 외곽으로 빠지는 이른바 '임대차시장의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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