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매경DB] |
자신의 차는 경차여서 자칫 바퀴가 빠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강 씨는 급히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꺾었다. 그 때 우측 뒤편에서 오던 화물차가 경적 소리를 내며 급정거했다. 다행히 화물차 속도가 빠르지 않아 추돌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강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물차 운전자에게 사과하고 다시 자유로를 달리던 중 곳곳에 포트홀이 보였지만 놀란 경험에 이번에는 포트홀을 통과했다. 속도를 줄였지만 차량에 덜컹하던 충격이 전해졌다. 거래처에 도착한 뒤 그는 타이어가 부푼 것을 발견했다. 포트홀 충격으로 타이어 내부가 손상을 입어서다.
11일 현재 50일 동안 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마가 계속되면서 침수 경보와 함께 '포트홀(pot hole, 도로 파임) 주의보'도 발령됐다.
포트홀은 원래 암반으로 이뤄진 하천 바닥에 하수의 침식 작용으로 생긴 원통형의 깊은 구멍을 의미하지만 요즘에는 도로가 파손돼 냄비(pot)처럼 구멍이 파인 곳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포트홀은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7~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도로 균열을 통해 스며든 빗물이 도로 아래 흙과 모래를 쓸어내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 고속도로에서 총 4만5451건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6~2018년에 총 10만5179건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월평균 발생건수를 살펴보면 8월에 5332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7월(4212건), 3월(3985건), 4월(3399건), 5월(3234건) 순이었다.
올들어서는 지난 6일 기준으로 서울 시내에 2300여 건의 포트홀이 생겼다. 광주시에서도 집중호우로 하루에 100여 건이 발생했다. 예년보다 4배 가량 많았다.
↑ [사진 출처=서울시] |
그대로 밟고 지나가다가는 타이어나 휠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포트홀 구멍이 크고 깊으면 차가 고꾸라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포트홀을 피하기 위해 급히 차선을 바꾸다가는 옆 차량이나 뒤에 오던 차량과 충돌할 수 있다. '도로 위 지뢰', '도로 위 암살자'라 부르는 이유다.
포트홀 피해를 줄이려면 감속 운전이 최선이다. 포트홀을 좀 더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좌우 도로 상황을 보며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쪽에 포트홀이 나타나면 비상등을 켜 주위 차량에서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주면 더 좋다.
포트홀을 통과해야 한다면 비상등을 켠 뒤 속도를 줄여 천천히 넘어간다. 급회전과 급정지는 추돌 사고를 유발하기에 자제해야 한다.
포트홀을 모르고 통과해 강한 충격이 발생했다면 타이어나 휠 상태를 살펴본다. 타이어나 휠에 문제가 있거나 조향이 이상하다고 느끼면 보험사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견인하는 게 낫다.
포트홀로 차량이 손상됐다면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한국도로공사, 지방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 등 도로 관리주체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포트홀 사고를 보상이나 배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포트홀 위치, 크기, 주행 속도, 운전자의 안전 수칙
보상·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포트홀 통과 장면이 녹화된 블랙박스 메모리, 손상 발생 당시 촬영한 사진, 정비업체 수리 견적서 등을 챙겨둬야 한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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