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휴직자의 증가가 다음 달 바로 취업자 감소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일시휴직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로, 경제활동을 그만두는 비율이 높아 실업률로 파악되지 않는 실직자가 많다는 경고가 나온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달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다음 달 취업자 수가 0.35명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이 본격화한 3월 일시 휴직자는 161만명으로 월간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149만명, 102만명 증가해 일시휴직자는 급격히 늘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월간 일시휴직자 증가가 4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감염병에 의한 실물경제 위축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시휴직의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였다. 3월에서 5월 사이 일시휴직자들의 58.2%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일시휴직했다고 응답했다.
한경연은 통계청의 올해 경제활동인구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해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다음 기간에는 취업자가 0.35명 줄었다고 밝혔다.
한경연 연구에 따르면, 일시휴직 뒤 취업자가 0.35명 감소하면, 이 중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하는 사람은 0.33명이다. 일자리를 잃은 대부분이 비경제활동인구로 전락하는 셈이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일시휴직한지 두 달 뒤에는 일시휴직자 1명당 취업자 감소폭이 0.58명까지 커졌다"며 "취업자 감소가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점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업률 통계는 일할 의사가 있는 인구(경제활동인구) 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의 비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시휴직 이후 취업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날 경우, 실업률 상승으로는 파악되지 않는 실직자가 늘어난다. 실업률 악화보다 더 큰 일자리 위기
이 기간 일시휴직자를 업종별로 나눠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전체 19.3%로 가장 많았으며, 교육 서비스업도 17.6%로 일시휴직율이 높았다. 소비 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숙박 및 음식점업도 15.1%를 차지했다.
[송민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