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체감경제형편을 더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CSI)를 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4월, 월소득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와 100만원 이하 저소득자의 현재생활형편CSI는 각각 86, 61로 차이가 25에 달한다. 2018년 4월(26) 이후 가장 큰 격차다. 해당 차이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 19로 줄었다가 6월 21, 7월 26으로 다시 커졌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제생활 형편을 설문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크면 긍정적인 답변이 많음을,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를 나타낸다. 고·저소득층 간 생활형편CSI의 격차가 큰 것은 저소득층이 느끼는 생활형편 수준이 고소득층이 체감하는 정도보다 열악해진 것을 의미한다.
월소득 500만원 이상 집단과 100~200만원 집단의 현재생활형편CSI 차이도 코로나19 발발 이후인 2월과 4월 19를 기록하며 2018년 3월 이후 최대 격차를 보였다. 해당 수치 역시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해 7월에는 14로 떨어졌다.
저소득층의 형편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진 것은 일용직 등 해고가 손쉬운 저소득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보유자금이 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사업체 전체 종사자가 36만5000명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4월, 상용직은 13만3000명(0.9%) 감소한 반면 임시·일용직은 14만4000명(7.9%), 특고 종사자를 포함한 기타 종사자는 8만7000명(7.5%) 줄었다. 사업체 규모별로도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만4000명(0.5%) 증가했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는 37만9000명(2.4%)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소득이 낮은 분들이 대개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며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의 경직적 단축으로 노동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 예상되는 생활형편 또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 차이가 확대됐다.
월소득 500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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