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가 내년에는 100% 온라인 행사로 개최된다. 매년 연초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뜨겁게 달궜던 오프라인 IT 축제가 사라지는 셈이다. 내년 초까지 유명 이벤트 상당수가 온라인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초대형 전시회인 CES까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전시행사의 판이 예전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CES 2021을 '디지털 이벤트'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염 우려가 커지고 있어 내년 초 라스베이거스에 수만명의 사람을 안전하게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CTA 측은 올해 CES 참가자들과 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을 진행했는데, 상당수가 내년 CES 참석을 꺼린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샤피로 회장은 "백신이 내년 1월까지 대규모로 구매가능하게 풀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재무적으로 옳은 판단이 아니라 그야말로 '옳은' 판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CES는 전시회를 비롯해 컨퍼런스 등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미팅과 사교모임 등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CTA 측은 설명했다.
CES가 1967년 뉴욕에서 시작된 이후 행사를 온라인으로만 개최하는 것은 55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는 세계 161개국 450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약 18만명이 관람했다.
CES뿐 아니라 대부분의 IT 관련 행사가 내년 초까지 디지털 공간을 활용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더라도 예전처럼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전시회와 오프라인 행사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되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지역에 위치한 미국 최대 연예기획사인 CAA 관계자는 "코로나가 걷힌다 해도 디지털과 피지컬(현실세계)을 섞은 형태의 새로운 이벤트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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