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청년이 지난 3년 새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경제상황악화로 대기업의 채용문은 갈수록 좁아진 반면, 공공기관은 채용규모를 대폭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되레 줄어들었다. 일단 합격만 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직장임은 분명하지만 오랜 시험준비 기간 등 기회비용 탓에 공무원보다 공기업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더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앙 부처의 경우, 세종시 등 지방근무를 감수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공직사회 권위도 예전만 못해지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공영기업체·언론사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청년(15~29세)은 총 11만2000명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의 5만6000명에서 두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은 오래전 통계분류를 하면서 공영방송사 등을 함께 포함해 분류했던 관행상 공영기업체와 언론사 지망생을 하나의 분류로 묶어 집계한다. 하지만, 이 중 약 90%는 공기업 취업을 희망하고 있어 사실상 공기업 취준생 통계다.
2017년 조사에서는 전체 취준생 중 공영기업체·언론사 지망 비중이 8.0%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13.9%로 나타났다. 통계청 집계기준인 6개 항목(일반기업체, 공영기업체·언론사, 교원임용, 일반직공무원, 고시 및 전문직, 기능분야 및 기타)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반대로 하락폭이 가장 컸던 항목은 일반직 공무원이다. 2017년 당시 취준생의 36.6%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라고 응답했지만, 올해에는 28.2%로 3년 새 8.4%나 감소했다. 일반직 공무원을 지망하는 취준생 수도 같은 기간 25만6000명에서 22만7000명으로 11.4% 줄었다.
공무원·공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직업안정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집단으로 분류된다. 과거에는 이들중 상당수가 공무원 시험에 몰렸는데, 최근 3년간은 공기업 입사 쪽으로 많은 취준생이 옮겨온 모양새다.
공기업 지망 취준생이 늘어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우선 취업기회가 대폭 넓어진 것이 주효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기업 채용을 크게 늘린 결과 지난 2019년말 기준 공기업 임직원 정원은 14만7113명으로 정권출범 전인 2016년말 12만6931명에 비해 15.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공무원 정원 증가율인 7.2%의 두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공기업 취준생 증가는 일반적인 '공시족'으로 표현되는 시험을 통한 취준생 외에 비정규직 등으로 공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상돈 사람인HR컨설팅사업본부장은 "최근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슈를 비롯해 전반적인 공기업 채용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며 "취업기회가 활짝 열린 덕분에 각종 민간 취업포털에서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외에 비정규직까지 포함한 취준생 설문에서도 최근 3년새 공기업 선호도가 띄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이후 3년간 공공기관(부속기관 포함)에서 9만명 넘는 비정규직과 소속 외 인력이 정규직으로 전환(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점·고스펙 지원자들이 주로 몰리는 사무직 지망 취준생들 사이에선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지만, 비정규직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최상위 일자리인 공기업 취업문이 넓어진 것으로 인식돼 지원자가 계속 늘고 있는 셈이다.
2017년 정부가 30년 만에 공공기관 경영평가 전면 개편에 나서며 재무 성과에 대한 배점을 절반 이하로 축소시키고 사회적평가 배점 등을 확대한 것도 공기업 근로자 입장에서는 근무환경 개선기대가 커진 부분이다.
반대로 공무원 시험의 경우, 안정적 일자리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지만 옛날보다는 매력도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노량진 일대 공무원 시험 입시학원 강사인 오모씨는 "공무원 연금도 예전만 못하고 정부가 바뀐 이후 공직사회 권위도 많이 추락하면서 1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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