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64메가 D램 개발을 이끈 주역인 권오현 상임고문이 '기술 초격차'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층의 결단과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삼성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수년째 검찰 수사와 재판 등으로 '사법 리스크'에 휘말려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에 산적한 복합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오너의 존재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인터뷰는 삼성전자가 지난 1992년 8월 1일 세계 최초 64메가 D램 시제품 개발 성공을 기념해 진행됐는데, 권 고문은 당시 삼성전자 D램 개발팀장이었습니다.
권 고문은 "당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Nonsense) 같은 일이었다"며 "이병철 회장께서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하시고, 이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이 지속적인 투자를 해서 동력이 됐다"고 회상했습니다.
권 고문은 "반도체 사업은 워낙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가 커서 위험 부담이 큰 비즈니스인데 위험한 순간에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의사결정이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며 "반도체 사업은 앞으로도 위험한 순간에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층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권 고문은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인 '반도체2030'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권 고문은 "전문경영인 입장에서는 사업이 적자를 보거나 업황이 불황인 상황에서 '몇조를 투자하자'고 제안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면에서 최고경영자층과 전문경영인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서영수 기자 / engmat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