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22년 전, IMF 외환위기를 겪던 수준으로 악화됐다. 수출이 큰 폭으로 악화돼 민간의 성장동력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23일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여파가 정점이던 1998년 1분기 6.8%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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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은행] |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017년 9월 이후 하강기에 접어든 한국경제가 코로나19라는 경제쇼크를 맞아 하강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고 말했다.
2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악화된 원인은 수출 부진과 그에 따른 제조업 경영 악화다. 2분기 수출은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줄어든 영향으로 16.6% 추락했다. 이는 1963년 4분기 기록한 -24% 이후 60여년만의 최악 기록이다.
수출 악화는 제조업 실적 악화로도 드러났다. GDP를 경제활동별로 나눠보면, 제조업은 1분기 성장률이 -1%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들어서는 -9.7%로 크게 악화됐다. 차량이 집계되는 운송장비업, 스마트폰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포함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업종의 부진이 컸다. 제조업은 1963년 2분기 -10.4%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이 나빠진 영향은 설비투자 부진으로 이어졌다. 설비투자는 2분기 -2.9%로 1분기 0.2%에서 크게 나빠졌다.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운송장비 등 투자 감소 영향이 드러났다.
제조업이 크게 나빠진 가운데 서비스업도 계속 악화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소비위축이 극심하던 1분기에는 서비스업이 -2.4%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 2분기 들어 민간 소비심리가 개선됨에 따라 감소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1.1%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박양수 국장은 "서비스업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운수 등이 업황이 나빴으며, 당초 한은의 기대보다 회복 속도가 느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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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전 세계 주요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실질GDP성장률) 전망. 이들 기관 예측의 평균은 -0.4%로 집계됐다. [자료 = 국제금융센터] |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전 세계 주요기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은 -0.4%였다. 스위스 금융기관인 UBS가 -2.0%로 가장 낮게 봤고, 홍콩 HSBC는 0.3%로 가장 높게 예측했다.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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