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면서 총수 일가들이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백신 제조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생산하기로 하면서 SK그룹 바이오 사업 전반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SK케미칼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건복지부,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AZD1222'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 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가장 주목을 끄는 상장사는 SK디스커버리다. SK디스커버리는 SK(주)와 지분 관계가 없는 독립 지주사로 최창원 부회장이 지분 40.1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지분 33.47%를 보유하고 있는데,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98.04%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 모두 수혜를 입는 구조다. 22일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장 초반부터 상한가로 치솟은 뒤 장을 마쳤다.
최 부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 계약으로 대규모 주식 평가 차익을 거뒀다. 그는 SK케미칼우 6208주를 보유하고 있고 SK케미칼 보통주는 SK디스커버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또한 최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보통주 765만128주와 우선주 578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하룻동안 최 부회장이 거둔 평가차익만 1661억6200만원에 달한다. 만약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해 상장까지 이뤄진다면 최 부회장 지분 가치는 더욱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이 지난 2일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또한 SK바이오팜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간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SK바이오팜은 SK(주)가 지분 75.0%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SK(주) 지분 18.44%를 보유한 만큼 간접적으로 소유한 SK바이오팜 지분가치만 2조361억7600만원에 달한다.
최창원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사촌 사이다. 최 부회장은 1973년 타계한 최종건 전 SK그룹 회장의 3남이다. 최태원 회장은 최종건 전 회장의 동생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SK그룹 총수 일가가 잇따라 바이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전형적인 '오너 사업'으로 연구진을 신뢰해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SK그룹이 바이오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총수 일가의 과감한 결정과 꾸준한 투자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분기 매출이 226억6200만원이었는데, 영업손실 44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2018년 7월 자본금 102억원으로 출범한 회사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만약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가 임상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면 SK바이오팜 못지 않은 '대박'을 칠 것으로 증권가는 기대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백신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선 아스트라제네카와 글로벌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추가로 발생하는 기업가치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성공까지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AZD1222'는 영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임상3상에 진입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실험용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