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영농조합법인에 무항생제 돼지를 공급하는 이시돌영농조합법인 전경.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법인에 무항생제 돼지를 공급하는 이시돌영농조합법인 전경.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백두대간영농조합 MAP 가공장에서 직원이 소분된 돼지고기의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 MAP 가공장에서 직원이 소분된 돼지고기의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지난 16일 찾은 강원도 원주 백두대간영농조합법인의 도축 가공장. 40여명의 직원들이 3개의 레일에 나뉘어 배치된 공장 안에서는 도축된 지 이틀이 지나 육질이 부드러워진 돼지고기를 해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나 110㎏ 정도로 자란 돼지가 전문가의 손길에 부위별로 나뉘어지고 있는 이곳은 여름에도 마치 입김이 나올 정도로 차가웠다.
특이한 점은 부위별 분류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수시로 항생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혹시 모를 항생제 유입을 막기 위해 무항생제 돈육은 일반육과 철저히 구분해 작업하고 있었다. 법인 관계자는 "만약 일반육 작업이 먼저 진행됐을 때는 청소 후 무항생제 돈육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심사를 통해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공장이기에 가능한 절차다.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이 공장이 무항생제 인증을 놓치지 않는 것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영농조합 MAP 가공장에서 직원이 도축된 돼지고기의 소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 MAP 가공장에서 직원이 도축된 돼지고기의 소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서 직원이 도축된 돼지고기의 진공포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서 직원이 도축된 돼지고기의 진공포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무항생제 돈육은 사육 농가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법인에서 돼지를 공급받는 강원도 내 14개 농가는 모두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곳이다. 농가 돼지들은 지역에서 생산된 무항생제 인증 사료를 먹고 자란다. 외부인과는 철저히 단절되고 농장주조차 까다로운 방역 절차를 거쳐야만 돼지들과 마주할 수 있다. 무항생제 인증 초기에는 항생제 투입 후 60일 정도가 지난 돼지에는 무항생제 표기가 가능했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콜레라, 구제역 등 특정 질병 주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사를 맞은 돼지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무항생제 돼지에게 외부와의 단절은 필수 요소다. 이렇게 까다롭게 키운 돼지는 도축 가공장으로 옮겨져 하루 약 300두(頭)씩 도축된다. 도축한 돼지는 진공 포장을 거쳐 5도 이하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기체치환포장(MAP) 가공장에서 판매 용도에 맞게 포장된다. 질소와 산소 비율을 8대 2로 맞춰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서 직원이 도축된 돼지고기를 진공 포장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서 직원이 도축된 돼지고기를 진공 포장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이처럼 사육 과정부터 포장까지 항생제가 개입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무항생제 돈육의 핵심이다. 유통 전 과정에서 돼지의 건강 이력과 육질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백두대간영농조합은 10여 년 전 친환경 돼지고기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때부터 무항생제 돈육을 취급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3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무항생제 돈육을 생산해 전국 홈플러스에 '백두대간'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까다로운 사육 방식과 매년 심사를 통해 인증을 갱신해야하는 번거로움으로 사육 부담이 커진 농장주들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승수 백두대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10여년 전부터 무항생제 돈육 취급을 위해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농장주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다"며 "도축과 가공, 판매 과정에서 무항생제 인증을 받는다 해도 친환경 돼지를 공급하는 농가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서 직원들이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분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서 직원들이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분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 도축된 돼지고기가 냉장 보관돼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 도축된 돼지고기가 냉장 보관돼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앞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무항생제 돈육의 수요도 급격하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인식과 수요 변화'에서 응답자의 48.6%가 농축산물 안전성을 더 고려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제품의 구매량이 늘었다는 응답도 21.2%에 달했다. 무항생제 돈육이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지만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현재 국내 돈육 시장에서 무항생제 돈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앞으로는 공장 뿐만 아니라 판매 채널에서도 무항생제 인증을 획득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사육과 도축, 포장 등 모든 가공 과정에서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더라도 점포에서 이를 개봉할 경우 인증 마크를 새길 수 없다. 판매점포의 인증 획득을 통해 소비자들이 무항생제 제품을 쉽게 구별할 수 있고 원하는 무항생제 고기를 부위별로 바로 손질해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 도축된 돼지고기가 냉장 보관돼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img.mbn.co.kr/newmbn/white.PNG) |
↑ 백두대간영농조합 도축 가공장에 도축된 돼지고기가 냉장 보관돼 있다.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안승민 백두대간영농조합법인 팀장은 "코로나19로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늘면서 학교나 병원 급식 위주로 공급돼온 친환경 돈육의 수요가 일반 소매시장에서도 늘고 있다"며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도축에서도 철저한 위생을 준수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라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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